택시 '떼법'에도 모빌리티 혁신 '수레바퀴'는 굴러간다
우버 손잡은 SKT·'유니콘'된 쏘카…현행법 존중하며 단계적 혁신
전문가 "택시업계와의 갈등, 정부 대책 부재서 온 民民갈등"
- 정윤경 기자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국민 내비' T맵이 2015년 국내에서 카풀 서비스를 중단했던 우버와 손을 잡고 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한다. 또 타다를 운영했던 VCNC의 모회사 쏘카는 6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국내 모빌리티 업계 최초로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되며 또 한번의 모빌리티 혁신에 도전한다.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는 기존 택시업계 반발에 연거푸 무산되며 수난의 길을 걸어왔다. 모빌리티 기업이 서비스를 내놓으면 택시 업계가 즉시 반대에 나서 무산시키는 식이다.
택시업계는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2013년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공유차 서비스 우버를 시작으로 2018년 카카오의 카풀서비스, 2019년 쏘카의 타다 베이직까지 줄줄이 멈춰 세웠다. 택시업계의 생존권과 모빌리티 시장의 혁신 사이에서 이용자들은 혼란만 겪었다.
◇이용자 환영받았던 '우버'…2년만에 택시업계에 '백기'
2013년 8월 한국에 진출했던 우버는 모바일앱을 통해 이용자와 운전기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요금으로 결제된 금액 중 우버가 20% 내외 범위에서 수수료로 가져가고 나머지는 운전기사에게 배분하는 식이다. 당시 우버는 이용자와 기사를 연결해주는 '우버엑스'와 고급 렌터카 승용차를 활용한 리무진 서비스 '우버블랙'를 국내에 선보였다.
당시 택시 서비스의 질 낮은 서비스에 실망했던 이용자들은 우버의 등장을 반겼다. 우버가 이용자들에게 사랑받자 택시업계는 우버의 서비스가 불법이라며 압박에 나섰다. 서울시도 2014년 우버가 무허가 승용차와 렌터카로 이용자를 운송한다며 경찰에 고발하는 등 압박에 가세했다.
그럼에도 우버가 서비스를 멈추지 않자 택시업계는 2014년 11월 서울광장에 모여 서울 택시 생존권 사수결의대회를 열고 우버를 압박했다. 서울시 역시 그해 12월 우버 택시를 신고한 사람에게 100만원의 신고포상금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압박에 힘을 더했다.
서울시 조례에 의거해 우버의 영업을 고발해 포상금을 얻으려는 '우파라치'까지 등장하며 논란이 최고조에 이르자 우버는 결국 2015년 3월 성명을 통해 우버엑스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고, 렌터카로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블랙만 서비스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우버는 프리미엄 택시인 '우버블랙', 일반 택시 중개서비스인 '우버택시' 등 일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풀러스'에 '카카오모빌리티'까지…택시업계 반발에 가로막힌 카풀
이후 잠잠하던 모빌리티 시장은 국내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가 등장하며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는다.
2016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트업 풀러스는 2017년 10월에는 네이버 등 주요 기업들로부터 22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는 등 기대를 모았다. 풀러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출퇴근 시간대에는 유상 자동차 임대가 가능하다'는 조항을 근거로 사업을 시작했다. 출퇴근 시간대인 평일 오전 6~11시,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운영을 하던 풀러스는 2017년 6월 출퇴근 시간대의 개념을 사실상 24시간 운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빚게 된다.
택시업계는 풀러스의 서비스를 꼼수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서울시도 이를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 알선'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창업자인 김태호 전 대표가 사임하고, 직원 70%가 구조조정이 되면서 풀러스 사업은 흔들렸다.
여기에 2019년 정부·여당과 택시업계, 카카오모빌리티가 참여한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출퇴근 시간을 4시간(오전 7~9시, 오후 6~8시)으로 고정하면서 풀러스는 직격탄을 맞는다. 이후 일부 서비스만 운영하던 풀러스는 지난 6월 전면 무상 서비스 전환을 결정, 사실상 사업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풀러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격화될 당시인 2018년 12월7일 카카오는 카카오T 카풀 베타서비스를 내놓는다. 이후 그해 12월10일 택시기사 최 모씨가 카카오 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해 사망하면서 갈등은 극도로 치닫는다.
택시업계가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강경 투쟁을 선언하자 카카오모빌리티는 2019년 1월15일 베타서비스를 중단하고 1월22일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공식 출범한다. 이후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
◇모빌리티 혁신 '가시밭길'…전문가 "정부의 정책 부재서 온 민민갈등"
모빌리티 전쟁은 카풀에서 쏘카의 '타다' 서비스로 넘어간다. 2018년 10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11~15인승 승합차는 운전기사 소개가 가능하다는 예외조항을 근거로 사업을 시작한 타다는 쾌적한 탑승 환경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출시 9개월만에 100만명의 이용자를 모은다.
렌터카 기반 실시간 차량호출 서비스로,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에 이어 타다까지 갈등 전선을 확대하며 압박을 가한다.
택시업계는 지난해 2월 타다를 유사 불법택시로 규정하고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운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
당시 택시업계는 타다가 운수사업에 필요한 국토교통부 장관의 면허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주장했으며 VCNC는 타다가 렌터카에 기사를 알선하는 형태로 운영하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면허 규정과 관계없다고 맞섰다. 결국 그해 10월28일 검찰은 타다의 운영사인 VCNC의 박재욱 대표와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그사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을 10월24일 발의한다. 이 개정안은 11∼15인승 차량을 빌릴 때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일 때만 사업자의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는 조항이 포함돼 '타다 금지법'으로 불렸다.
결국 지난 3월, 일명 '타다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렌터카 기반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 사업을 종료했다. 이후 VCNC는 고급택시를 이용한 플랫폼 호출 사업인 '타다 프리미엄'과 예약형 상품인 '타다 에어', '타다 골프'·'타다 프라이빗'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왔다.
VCNC는 연내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면허를 획득한 가맹택시 사업 ‘타다 라이트’와 대리운전 중개사업 ‘타다 대리’ 등 새로운 서비스를 연내 본격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전문가는 정부의 대책 부재가 불러온 민민(民民)갈등 현상이라 진단한다.
구태언 규제개혁 당당하게 대표활동가(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시대에서 택시기사란 직업이 사라지는 것은 '타다'나 '모빌리티 업계'가 아니어도 운명"이라고 입을 뗐다.
그는 "모빌리티 기업과 택시 업계간 갈등은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전통산업과 부딪치게 되는 민민(民民)갈등"이라며 "정부는 사라지는 직업에 대한 정책을 내놓는 한편 새로운 산업을 통한 새 일자리를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v_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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