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엔 옥상 달궈지기 전에 물 뿌려라…냉방에너지 6% 절감

살수량보다 '언제 뿌리느냐'가 중요
폭염 발생 일수 줄이는 데도 기여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에 살수차가 물을 살포하고 있다. 2026.8.4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폭염 시 옥상에 물을 뿌려 건물의 냉방에너지 사용을 줄이려면 살수량보다 물을 뿌리기 시작하는 시점이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국제학술지 ‘어스 퓨처’(Earth’s Future)에 따르면 영국 맨체스터대와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중국 베이징대, 미국 일리노이대 공동 연구진은 빗물 저장탱크와 옥상 살수 시스템을 결합한 도시 폭염 대응 전략의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건물 옥상에 내린 빗물을 탱크에 저장했다가 옥상 표면온도가 설정 기준을 넘으면 자동으로 물을 뿌리는 시스템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옥상에 뿌린 물이 증발하면서 표면온도를 낮추고 건물 내부로 전달되는 열을 줄이는 방식이다.

분석에는 살수를 시작하는 옥상 표면온도와 살수 강도, 빗물 저장탱크 크기 등 세 가지 변수가 적용됐다. 그 결과 냉방에너지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살수 시작 온도였다.

살수를 시작하는 온도를 높게 설정할수록 연간 냉방에너지 사용량도 증가했다. 옥상이 이미 뜨거워진 뒤 물을 뿌리면 그사이 축적된 열이 건물 내부로 전달돼 냉방 부하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옥상 표면온도가 지나치게 오르기 전에 살수를 시작해야 건물 내부로 전달되는 열을 줄이고 냉각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빗물 저장탱크의 크기와 살수 강도가 에너지 절감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붕 표면이 충분히 젖은 뒤에도 물을 계속 뿌리면 추가로 공급된 물 일부가 증발하지 않고 남아 물 사용량에 비해 냉각 효과가 크게 늘지 않았다.

연구진이 살수 시작 온도와 저장탱크 크기, 살수 강도를 함께 최적화한 결과 연간 냉방에너지 소비량은 1600.76메가와트시(MWh)에서 1502.45MWh로 약 6.1% 감소했다.

냉방에너지 사용 감소는 건물에서 외부로 배출되는 폐열을 줄여 주변 도시의 열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효과의 크기는 기후와 건물 구조, 옥상 면적, 빗물 확보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정중화 맨체스터대 데이터과학·환경분석학과 부교수는 “옥상에서 모은 빗물을 냉방에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에너지 수요와 도시 온도를 함께 낮출 수 있다”며 “특히 기온이 높은 해에 효과가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