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장수식 연구 바뀐다'…PBS 폐지에 출연연 체계 전환

한국과학기술회관서 기관별 연구방향 공개
연구현장 "협력·융합 연구 늘어날 것" 기대감

25일 권용장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부원장이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기관 현황 및 연구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6.02.26 ⓒ 뉴스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정부가 연구비 수주 경쟁 중심으로 운영돼 온 연구과제중심제도(PBS)를 폐지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 체계를 기관 임무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단기 과제 확보 경쟁에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아온 연구 환경을 개선하고 국가 전략 연구 수행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이달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출연연 기자 스터디'를 열고 PBS 폐지 이후 연구 운영 방향과 현장 변화 상황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기관별 연구 방향과 주요 추진 과제를 발표했으며,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PBS 종료 이후 연구 운영 방식 변화와 기관 대응 전략이 주요 논의 주제로 다뤄졌다.

PBS는 연구자가 외부 연구 과제를 수주해 인건비와 연구비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연구 경쟁을 촉진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과제 수주 부담이 커지면서 장기 연구 수행이 어렵고 기관 고유 임무 수행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이에 따라 PBS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기관 단위 안정적 연구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출연연 운영 체계를 개편하고 있다.

질의응답에서는 PBS 종료 이후 연구 운영 방식 변화에 대한 기관들의 대응 방향이 공유됐다.

이명종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부원장은 PBS 폐지 선언 이후 연구원 차원의 중장기 경영목표와 연구 운영 방향을 새롭게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연구 체계를 재구성하고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할 연구와 국가 차원의 필요성이 높은 연구, 도전적 연구 등을 구분해 준비해 왔다고 소개했다.

지질연은 전략연구사업 중심으로 연구 체계를 운영하며 기관 간 협력을 기반으로 한 융합 연구 확대를 추진 중이다. 정 본부장은 지질 재해 문제는 단일 기관이나 특정 분야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여러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병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부원장도 PBS 이후 연구 체계 변화 과정에서 출연연 간 협력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 부원장은 기관 단위 연구 체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개별 연구 성과 중심 접근보다 기관 간 융합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용장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부원장은 PBS 체제의 구조적 한계를 언급하며 내부에서는 이를 '보따리장수' 구조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연구비 확보를 위해 과제를 수주하고 발주처 요구에 맞춰 연구를 수행해야 했던 운영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PBS 폐지 이후 연구자가 연구 방향 설정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짚었다. 기관 단위 예산 운영으로 자율성이 확대되는 만큼 관리와 평가 체계 정비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정부는 PBS 체제 종료 이후 출연연이 단기 과제 수주 경쟁에서 벗어나 기관 임무 기반 중장기 연구를 수행하도록 하고, 기관 간 공동 연구와 융합 프로젝트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