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연산·메모리·데이터 '혼자 다하는' 똘돌한 반도체 개발

유회준 교수 연구팀, 신종 DRAM-PIM 반도체 개발

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에서 김상진 카이스트 박사과정이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유회준 교수 연구팀 제공) 2023.03.14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연산·메모리·데이터 변환을 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회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연구팀이 DRAM 메모리 셀 내부에 직접 연산기를 집적해 인공지능 연산을 수행하는 반도체 '다이나플라지아'(DynaPlasia)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하나의 칩에서 메모리와 연산을 동시에 구현한 반도체를 PIM 반도체라고 한다. PIM반도체는 메모리와 프로세서가 분리되어 있는 기존 컴퓨팅 구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병목현상 및 과다한 전력 소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도 PIM 반도체가 개발되기는 했지만, 대부분 셀 하나에 8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필요하거나, 연산기를 메모리 셀의 내부가 아닌 외부에 근접하게 배치하는 방식(디지털 PIM 방식)이었다.

디지털 PIM 방식은 메모리와 연산기 사이의 거리를 줄이고 대역폭을 넓혀 데이터 병목현상은 줄지만, 메모리 셀 내부에 직접 연산기를 집적하여 연산성능을 올리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PIM 반도체 비교. 기존에 메모리와 프로세서(CPU/GPU/NPU)가 다른 칩에 분리 되어있는 폰-노이만 구조는 메모리 입출력 병목에 의한 속도저하 및 전력소모로 성능과 효율성이 제한된다. 디지털 DRAM-PIM은 연산기를 메모리 아래 집적하여 외부 메모리 접근은 줄이지만 연산기의 숫자는 여전히 제한되어 있다. 이번에 개발된 다이나플라지아(DynaPlasia)는 메모리 셀마다 연산기가 집적되어 메모리 대역폭도 최대화될 뿐 아니라 메모리 셀 수만큼 연산기가 집적되어 높은 처리량과 효율성을 보인다. (유회준 카이스트 교수 연구팀 제공) 2023.03.14 /뉴스1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다이나플라지아'(DynaPlasia)는 아날로그형 DRAM-PIM 기반 AI 반도체로, 3개의 트랜지스터만으로 셀을 구성됐다. 또 메모리 셀 내부에 연산기를 집적하고 높은 병렬성과 에너지 효율의 아날로그 연산 방식을 이용하여 집적도와 연산기능을 향상시켰다.

기존 아날로그형 PIM 반도체에서는 메모리와 연산기, 그리고 아날로그-디지털 데이터 변환기를 별도로 구현하여 고정된 하드웨어 구조를 사용한다. 반면에 이번 연구에서는 세계 최초로 하나의 셀이 메모리, 연산기, 데이터 변환기의 기능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트리플-모드 셀'로 개발했다.

'트리플-모드 셀'을 이용하면 실제 인공지능 연산에 맞춰 하드웨어 구조를 형성하는 동적 코어 형성 아키텍처로 기존 아날로그형 PIM 반도체보다 2.5배 가량 높은 효율성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PIM인공지능반도체핵심기술개발(설계)' 사업을 통해 설립된 'PIM반도체 설계연구센터(PIM-HUB)'에서 진행되었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ISSCC)에서 발표됐다. 제1저자로는 김상진 연구원이 참여했다.

유회준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인공지능 반도체가 가지고 있던 메모리 병목현상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높은 처리량과 가변성을 갖는 고메모리 용량의 DRAM-PIM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본격적인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최근 더욱 거대해지고 다양해지는 인공지능 모델에서도 높은 성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