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000m 거대 실험실 '예미랩'…정선 땅 아래서 '우주 비밀' 캔다
암흑물질·중성미자 첨단 실험 진행 목적
기상청·경북대 등 다양한 실험실도 입주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은 우주 구성 물질 '암흑 물질'을 연구하기 위한 '지하 연구실'이 건설을 마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은 5일 강원 정선군 예미랩 지상연구실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예미랩 준공식은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 김진태 강원도지사, IBS 노도영 원장 등 정부·유관기관·학계 인사와 지역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예미랩은 강원도 정선군 예미산 지하 1000m에 위치한 고심도 지하실험시설로 2020년 8월 지하터널 공사를 완공했고, 올해 9월 차세대 대용량 검출기 인프라 구축 공사와 지상연구실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현재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지하 700m 아래 300㎡ 규모 양양실험실에서 실험을 해왔으나, 연구시설의 깊이와 크기 모두 한계에 다다랐다.
예미랩이 완공됨에 따라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약 3000㎡ 면적의 세계 6위급 지하실험시설에서 본격적으로 암흑물질 탐색과 중성미자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암흑물질은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물질로, 우주에너지의 약 2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정된다.
중성미자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로 질량이 매우 작아, 검출이 까다롭다.
암흑물질의 존재와 중성미자의 특징을 밝히는 연구는 세계 물리학계에서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암흑물질과 중성미자가 내는 신호는 포착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우주에서 오는 각종 전자기파, 입자 등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연구 환경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 연구그룹들은 경쟁적으로 지하 깊은 곳에 연구시설을 구축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예미랩 완공을 계기로 2023년부터 양양실험실의 실험장비를 이전해 중성미자 미방출 이중베타붕괴(AMoRE-II) 연구와 암흑물질탐색(COSINE-200) 연구 등 우주의 근원을 탐구하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타 기관과 예미랩을 공동 활용한다. 기상청은 국가 지진 관측망 구축과 지진관측장비 성능검증을 위한 실험실을 조성 중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심부 암반의 거동연구, 지하공간의 특성 평가와 모니터링, 안정성 연구 등을 위해 예미랩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경북대학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과도 공동 활용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지하실험 연구단은 국내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미국 중성미자 연구그룹(IsoDAR) 등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축사에서 "일부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거대 연구시설이 세계적인 연구 성과 창출에 필수적이다. 앞으로도 정부는 우리나라 기초과학 역량을 높이기 위해 거대 연구시설에 대한 투자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세계 6번째 규모의 지하실험 연구시설인 예미랩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이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더욱 세계적인 연구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도영 IBS 원장은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예미랩이 잘 구축되어 기쁘다. 예미랩의 공동 활용을 활성화해 다양한 국가 과학기술 분야의 성과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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