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토큰 경제]①"토큰이 돈 되네"…경제 패러다임 바뀐다

디지털 연료이자 AI의 기본 단위인 토큰…경제 요소로 떠올라
효율적인 토큰 사용이 기업 경쟁력 지표…AIDC 중요성 커져

편집자주 ...토큰이 AI 시대 '화폐'처럼 자리매김하고 있다. AI가 데이터를 처리하고 생성하는 단위인 토큰은 AI를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디지털 연료'로서 기능한다. AI가 인간을 대신해 쉬지 않고 일하면서 토큰 사용량이 폭증하자 이를 어떻게 사용하고 분배할지가 기업을 넘어 사회 경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뉴스1'은 '토크노믹스'(토큰+이코노믹스) 시대를 맞아 토큰이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을 살펴봤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8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AI가 경쟁력이 되면서 돈이 아닌 토큰을 달라고 하는 상황이 늘어날 것이다. 토큰 이코노미를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지 실험이 필요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인공지능(AI) 시대, '토큰'이 경제의 중심에 놓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총리 등 국내외 거물들이 화두로 던진 '토큰 이코노미'(토큰 경제)는 개발자에서 기업으로, 기업에서 사회 거시적 경제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토큰이 단순히 AI의 데이터 처리 단위가 아닌 AI 중심의 새로운 통화 단위로 자리매김할 거라는 진단이다.

AI의 처리단위이자 기본 통화 '토큰'

가상자산의 거래 수단을 '토큰'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AI 영역의 토큰은 이와 분명히 구분된다. 토큰은 AI가 답변을 만드는 가장 작은 '레고 블록'과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AI는 완성된 문장을 한 번에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단위인 토큰을 하나씩 조합해 결과물을 만든다. 만약 "오늘 날씨 어때"라고 AI에 묻는다면 AI가 답변을 내놓는 과정에서 연산하고 추론하는 처리 단위 하나하나를 토큰으로 헤아리는 것이다.

AI를 구동하는 '디지털 연료'의 개념도 있다. 기계를 작동시키기 위해 연료를 사서 채워 넣듯 토큰을 구매해 AI에게 일을 시킨다는 뜻을 볼 수 있다.

특히 챗봇 형태로 문답을 이어가는 '생성형 AI'에서 업무를 스스로 판단해 대신 처리해주는 '에이전틱 AI' 시대로 변환되면서 토큰 소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러 AI 모델이 동시에 쉬지 않고 일하게 되면서 하루 종일 토큰을 쓰게 됐기 때문이다.

토큰이라는 개념은 이미 AI 선진국인 미국과 중국에서 범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월정액을 내고 구독하는 AI 상품의 경우 토큰이 체감되지 않지만, 사용량에 따라 과금되는 AI 모델의 경우엔 과금 단위가 '토큰'이 되기도 한다.

AI가 데이터를 처리하고 생성하는 과정에서 AI 데이터센터(AIDC)의 반도체 이용 및 전력 소모 비용이 드는 만큼 토큰을 많이 쓰는 이용자에게 더 높은 요금이 매겨지게 되는 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열린 엔비디아-SK 협력 관련 언론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6.6.8 ⓒ 뉴스1 김성진 기자
"AI는 유한하다"…토큰 생산역량, 효율화로 경쟁력 갈려

최근 구글은 메타의 제미나이 AI 모델 사용량을 제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구글의 이 같은 조치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메타는 자체 개발한 AI 모델이 있지만 구글 제미나이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경쟁사 AI 모델을 내부 업무에 함께 활용해 왔다. 그러나 AI 서비스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타가 사용하는 제미나이의 토큰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됐다. 결과적으로 메타의 토큰 사용량 증가로 인해 구글의 컴퓨팅 자원마저 '병목'을 빚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구글이 메타의 제미나이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메타뿐 아니라 다른 구글 AI 고객사들도 비슷한 사용량 제한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메타는 결국 직원들에게 AI 토큰 사용량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라고 권고했다.

AI를 이용해 업무를 효율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게 목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AI조차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을 대표하는 용어가 '토큰 맥싱'과 '토큰 미닝'이다. 토큰 맥싱은 미국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부상한 이 말은 토큰을 회사가 허용하는 최대치로 쓴다는 뜻으로, 토큰 사용량이 곧 성과 지표로 인식되는 만큼 과시적으로 토큰을 소비하는 현상을 나타낸다.

토큰 사용량에 따른 비용 부담이 문제가 되자 반대급부로 떠오른 기조가 '토큰 미닝'이다. 이는 AI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 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업계는 효율적인 토큰 생산과 활용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올해 1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우리가 최적화하고 있는 핵심 지표는 와트당, 달러당 토큰이다", 3월 황 CEO가 "궁극적으로 중요한 지표는 와트당 토큰, 달러당 토큰"이라고 언급한 배경이다.

AI 기업들은 토큰이 수익으로 직결되는 만큼 토큰 비용 최적화를 위해 인프라, 모델 차원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기업 간에도 컴퓨팅 자원이 부족한 병목 현상이 불거지자 토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생겨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를 발표하고 있다. 2026.6.29 ⓒ 뉴스1 허경 기자
토큰 공장 'AIDC' 중요성 커져

특히 토큰을 생산하는 인프라로서 AI 데이터센터(AIDC)의 중요성이 커졌다. 데이터센터를 통해 AI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처리와 생산이 이뤄지는 만큼, AIDC를 일종의 토큰 생산 공장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최근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며 AIDC에 대한 투자를 강조한 이유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에 나서며 "AI 데이터 센터는 토큰을 생성하는 토큰 팩토리라고 할 수 있다"며 "1기가와트(GW)당 40조에서 400조 개의 토큰을 생산할 수 있고, 이 토큰을 기반으로 피지컬 AI와 에이전틱 AI가 작동하며 토큰을 소비하기도 생성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토큰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한 토큰 이코노미를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및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최근 "AI가 경쟁력이 되면서 돈이 아닌 토큰을 달라고 하는 상황이 늘어날 것"이라며 "토큰 이코노미를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지 실험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