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없다"…'크아' 접은 넥슨, 클래식 IP도 체질 개선 사정권
수익성·효율화에 방점 둔 넥슨 '쇠더룬드號'
크아 서비스 종료, 수익성 낮은 클래식 IP로 번질듯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점검이면 대규모 업데이트라도 하는 건가요?"
넥슨이 26년을 이어온 장수 지식재산권(IP) 아케이드 게임 '크레이지아케이드(크아)'의 서버 종료를 결정했다.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취임 후 진행 중인 넥슨의 체질 개선에는 대표 IP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오는 8월13일 오전 9시를 기해 약 26년 만에 크레이지아케이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넥슨 측은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큰 아쉬움을 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그동안 함께해 주신 크레이지아케이드 가족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오랜 시간 동안 함께했던 기억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크레이지아케이드는 넥슨 사내벤처로 시작한 엠플레이가 지난 2001년 출시한 아케이드 게임이다.
크레이지아케이드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크레이지 파크' IP는 넥슨의 아케이드 게임장르를 대표하는 IP로 자리잡았다. 크레이지 파크 IP는 크레이지아케이드뿐 아니라 '카트라이더', '버블파이터' 등 다양한 히트 게임으로 이어진 바 있다.
이에 게임업계에서는 크레이지파크 IP의 '원조'인 크레이지아케이드의 서비스 종료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많다. 크레이지아케이드는 게임으로서의 전성기가 지나 매출과 동시접속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서비스 종료 일주일 전까지도 이벤트와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이에 서비스 종료 공지 직전까지도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점검 시간이 긴 걸 보면)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한 거 아니냐'는 기대감을 드러내는 사용자가 있을 정도였다.
이번 크레이지아케이드 서비스 종료는 지난 2월 취임한 쇠더룬드 회장의 '비용 효율화' 구조 개편이 성역없이 이뤄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쇠더룬드 회장은 지난 3월 일본에서 개최한 자본시장 브리핑에서도 "넥슨의 포트폴리오가 너무 광범위하다"며 "라이브 게임과 신작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검토해, 새로운 이익 하한선을 충족하거나 초과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별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지난 4월에는 버블파이터의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고 신작 '프로젝트 EL' 개발을 중단했다. 던전앤파이터 IP를 바탕으로 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도 흥행 부진을 이유로 개발진을 전환 배치했다.
다만 지금까진 넥슨의 '클래식 IP'는 건드리지 않았다. 그간 넥슨은 '클래식 IP'는 큰 수익이 나지 않아도 상징적 의미로 운영을 유지해왔다. 지난해에는 '클래식그룹'을 설립하고 △바람의나라 △테일즈위버 △어둠의전설 △아스가르드 △크레이지아케이드 등 넥슨의 대표적인 고전 IP를 별도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크레이지아케이드가 서비스를 종료하며, 수익 기여도가 낮고 다른 사실상 콘텐츠 업데이트가 멈춰 있는 일랜시아나 아스가르드, 어둠의전설 등 클래식 IP들도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크레이지아케이드를 제외한 다른 클래식 IP 게임의 서비스 종료는 계획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쇠더룬드 회장이 있던 엠바크 스튜디오는 '소수정예'로 글로벌 흥행작인 아크 레이더스를 개발한 곳"이라며 "넥슨의 구조 개혁이 수익성과 효율화에 방점을 두고 지속될 경우, 이용자 수도 얼마 되지 않는 클래식 IP 게임들이 유지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Kri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