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쓰면 AI가 답해주는 시대왔다…메타, AI안경 韓 출시

5월 메타 AI 글라스 韓 상륙…멀티모달 AI로 사물 인식·음성대화
촬영시 LED 자동 활성화로 사생활 보호…향후 실시간 통역 기능도 탑재

4일 서울시 강남구 메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메타 AI 글라스 체험 행사에서 메타 AI 글라스를 착용하고 AI와 대화하는 모습.2026.06.04.ⓒ 뉴스1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헤이 메타. 이 안내문 번역해 줘.""프랑스어로 '영업 중입니다'라고 돼 있네요."

안경 하나만 쓰면 스마트폰 없이 인공지능(AI)에 질문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어폰이 없어도 AI의 음성은 나에게만 들린다. 손이 없을 때도 목소리만으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혼잣말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는 약간의 리스크만 감수하면 된다.

메타는 글로벌 아이웨어 기업 에실로룩소티카와 함께 개발한 메타 AI 글라스 '레이밴 메타 2세대'와 '오클리 메타' 두 모델을 지난달 25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오클리 메타 AI 글라스(왼쪽)와 레이밴 메타 AI 글라스.2026.06.04.(메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뉴스1

메타 AI 글라스의 외관은 일반 선글라스나 고글과 유사한 형태로 평범했다. 착용감도 일상 속에서 큰 불편 없이 쓸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선글라스보다 조금 무거운 느낌이 있었지만 장시간 착용이나 전방 주시에 어려움은 없었다.

일반 안경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AI 기능'이다. 메타 AI 글라스는 메타의 거대언어모델(LLM) '뮤즈 스파크'로 작동하는 AI 어시스턴트 애플리케이션(앱) '메타 AI'와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다.

안경을 착용한 뒤 "헤이 메타"라고 음성으로 명령하면, 테 겉면에 탑재된 카메라가 사물을 인식하고 AI가 분석해 스피커로 답변한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질문, 사진 촬영, 정보 검색 등이 가능하다.

다만 디스플레이 기능은 따로 지원하지 않으며, AI를 호출하는 명령어는 1가지로 고정됐다.

메타 AI 글라스의 왼쪽 다리 안쪽에서 토글 형태로 켜고 끌 수 있는 전원 버튼의 모습.2026.06.04.ⓒ 뉴스1 신은빈 기자

가장 편리하게 느낀 기능은 주변을 둘러보며 음성으로 AI와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뮤즈 스파크가 텍스트·음성·이미지를 모두 이해하는 멀티모달 모델인 덕분에 사용자가 바라보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답변을 내놓는다.

책을 바라보고 "이 책의 내용을 알려줘"라고 말하자 작가와 책의 줄거리를 요약해 줬다. 책상 위에 놓인 참외를 바라보며 "내가 보고 있는 과일의 혈당지수를 알려줘"라고 명령하자 참외임을 인식한 후, 참외를 먹고 소화되는 과정에서 높아지는 혈당 수치의 지표를 설명했다.

답변은 안경다리에 내장된 오픈 이어형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전달된다. 블루투스 방식으로 이어폰이 없어도 들을 수 있으며, 주변 소음과 대화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지만 주변 사람에게는 거의 들리지 않고 착용자에게는 선명하게 전달된다.

음성 크기는 오른쪽 안경다리 겉면을 좌우로 가볍게 쓸어넘기며 조절하면 된다.

상황별 옷차림 추천도 받을 수 있었다. 신고 있는 신발을 비추며 어울리는 의상을 말해달라고 하자, 신발의 색상과 종류를 언급한 후 조화로울 것으로 예상하는 상의의 종류와 색상을 자세하게 알려줬다. 모두 스마트폰 작동 없이 음성 대화만으로 이뤄졌다.

메타 AI 글라스 '레이밴 메타 웨이페어러'를 착용하고 참외를 응시한 후 사진을 촬영해달라고 음성 명령하자 글라스에 내장된 카메라가 참외를 촬영해 줬다. 촬영한 사진은 사용자의 스마트폰 갤러리에 즉시 저장된다.2026.06.04.ⓒ 뉴스1 신은빈 기자

안경을 통해 AI와 대화하는 기능은 메타 AI를 실행해야만 하지만, 일반 사진과 영상 촬영은 앱 연동 없이도 가능하다.

메타 AI 글라스를 쓰고 "사진 찍어줘"라고 명령하자 카메라가 앞에 놓인 참외를 촬영해 줬다. 사진 촬영 기능 역시 블루투스 형태로 작동하며, 사용자의 스마트폰 갤러리에 사진이 바로 저장됐다.

전체 모델 모두 1200만 화소의 초광각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3K 해상도와 울트라 HD 화질의 사진과 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메타는 사진 촬영 기능이 사생활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카메라 작동 시 전면의 LED 표시등이 자동으로 켜지도록 했다.

메타 AI 글라스가 공식 출시 전 베타 버전으로 탑재한 실시간 통역 기능. 메타 AI 글라스를 쓰고 메타 AI 앱과 연동한 후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면 메타 AI 글라스가 실시간 음성 통역을 오디오로 지원한다. 메타 AI 앱을 통해 통역 내용을 텍스트로도 확인할 수 있다.2026.06.04.ⓒ 뉴스1 신은빈 기자

아직 정식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베타 버전으로 구현된 실시간 통역 기능도 체험해 봤다.

메타 AI를 실행하고 안경을 쓴 채 영어 사용자와 각자 모국어로 대화를 나누자, AI가 영어를 한국어로 통역해서 스피커로 들려줬다. 상대방에게는 한국어가 영어로 통역돼 전달됐다. 발화 후 3초가량의 지연이 있긴 했지만 통역 결과는 거의 정확했다.

김진아 메타코리아 대표가 4일 서울시 강남구 메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메타 AI 글라스 체험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2026.06.04.(메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뉴스1

메타 AI 글라스는 영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포르투갈어 등 기존 6개 국어에 더해 최근 한국어·일본어·네덜란드어 등을 지원 언어에 추가했다.

다만 국내 출시 초기인 만큼 한국어 명령 인식과 답변에는 일부 오류가 생기거나 지연이 길어지는 등 보완할 점도 보였다.

김진아 메타코리아 대표는 "메타는 모두를 위해 개인화된 슈퍼 인텔리전스 AI 경험을 목표로 AI 글라스를 개발했다"며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뿐 아니라 이용자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개인의 목표나 관심사를 파악해 필요한 업무를 미리 수행하는 똑똑한 비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be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