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로 번진 성과급 갈등…440억 거부한 카카오 노조, 파업 긴장감
'역대최대 실적' 열매 나누자는 공방…20일 집회 예고
네이버 노사, 임금 인상안 합의…성과급 연초 지급해 교섭 미포함
-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산업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성과급 갈등이 정보기술(IT) 업계로도 번졌다.
카카오(035720)는 성과급을 포함한 보상안을 두고 노사 협상이 결렬되면서 본사 차원의 첫 파업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처럼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가 나왔다는 소식에 노사 갈등은 진실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반면 네이버(035420) 노사는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이는 네이버가 이번 임금협약 교섭을 진행하기 전 이미 성과급이 지급되면서 올해 교섭 의제에는 성과급 관련 내용이 오르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IT 업계에 따르면 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5월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단체행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임금협약 교섭 결렬에 따른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만약 조정 기간 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노조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파업에 돌입할 경우 카카오 본사 차원에서 단행하는 첫 파업이 된다.
이번 조정 신청에는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인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총 5개 법인이 참여했다.
이 중 카카오 본사의 노사는 성과급 등 보상 프로그램의 세부 구조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보상 체계를 구성하는 상여 항목과 구체적인 내용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교섭 과정에서 제안된 성과급 규모는 별도 기준 카카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으로 환산하면 약 10% 수준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영업이익 10% 수준의 성과급은 사측에서 제안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업계 안팎에서는 노조가 요구한 성과급이 영업이익의 13~15% 수준에 달한다는 추정도 나왔다.
별도 기준 카카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약 4400억 원이다. 영업이익의 10%라면 회사는 직원들에게 약 440억 원가량의 성과급을 제안한 셈이다. 카카오 직원 약 4000명에게 1인당 지급되는 금액은 11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노조는 약 572억 원에서 660억 원의 성과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영업이익 비중으로 따지면 15% 정도 되는 금액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비중으로 성과급을 요구한 적은 없다, 영업이익 성과 연동제는 고려한바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 같은 주장은 카카오의 협상 결렬 소식이 퍼지면서 양측에서 제시한 금액을 영업이익 비중으로 설명하다 보니 빚어진 오해인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비율을 산정해 성과급을 요구한 적 없으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케이테크인 등 조정을 신청한 법인 중 적자 기업이 다수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측에 요구한 성과급의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카카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영업이익 10%'는 교섭 과정에서 회사가 제안해 검토됐던 여러 안 중 하나"라며 "집중교섭 과정에서 다양한 보상 체계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언급된 안이며 노조의 요구안이나 교섭 결렬의 핵심 쟁점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현재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사측의 태도와 불균형한 보상 구조가 교섭 결렬을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카카오 경영진은 수년간 역대 최대 실적과 영업이익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성과를 함께 만든 크루들에게는 극히 제한적인 보상을 배분해 온 반면, 임원 보수는 지속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시간 초과와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 구성원 대상 포렌식 동의 강요 등 사례를 들며 사측이 교섭을 비롯한 구성원과의 소통에 불성실하게 임했다고 비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 임금 교섭과 관련해 노조와 성실히 협의했으나 세부적인 보상 구조 설계 과정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조정 절차를 밟게 됐다"며 "향후 진행될 조정 절차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노조와의 대화 창구를 열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노사는 올해 초부터 집중 교섭을 벌인 끝에 임금협약 교섭에 잠정 합의했다. 계열사 15개는 현재 임금협약 교섭을 진행 중이다.
전국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는 네이버 본사의 노조와 사측이 올해 임금 인상률 5.3%에 잠정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네이버 노사의 이번 교섭 의제에 성과급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네이버는 설 연휴 전인 2월 초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지급했다.
네이버는 1월 말 진행한 임직원 소통 행사 '컴패니언 데이'를 통해 평균 등급인 A를 기준으로 지난해 성과급 최소 지급률을 연봉의 16% 수준으로 책정했다.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연초 이미 성과급이 지급돼 올해 임금협약에는 관련 의제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합의가 완료된 본사를 제외한 나머지 법인 15개는 현재 교섭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조정 신청까지 가지 않고 조기에 임금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올해 핵심 수익원으로 선언한 인공지능(AI) 사업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네이버는 3분기부터 AI 서비스에 광고를 접목해 본격적으로 AI 수익 모델을 통한 매출을 내겠다고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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