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원전 퇴역 메꾼 새울 3호기…AI 시대 전력수급 기여

원안위 착공 9년만에 시운전 의결…내년 상용운전 전망
내년 최신 GPU 3.7만장 도입에 에너지병목 빨간불…급한불 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30일 제228회 전체회의를 갖고 새울 3호기 신규가동을 허가했다. 사진은 새울원자력본부 새울 3·4호기 전경. (새울원자력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30/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정부가 울산 새울 3호기(옛 신고리 5호기) 신규가동을 연내 결정했다. 예상보다 빠른 의결이 이뤄진 덕에 노후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전력 수급의 급한 불은 끄게 됐다. 한빛 1호기는 이달 22일 설계수명 만료로 가동을 멈췄다.

또 신규 원전은 한국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AI 데이터센터(DC)의 안정적인 전력원이기 때문에 중요성이 크다. 2030년까지 민관 물량을 합쳐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이 국내로 들어오며, 정부는 우선 내년 중 3만 7000장을 도입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30일 제228회 회의를 열고 '새울 원자력발전소 3호기 운영 허가(안)'을 의결했다. 재적위원 6명 중 5명이 찬성했다.

2016년 착공된 새울 3호기는 설계수명 60년의 가압경수로형 원전이다. 수출형 모델인 'APR1400' 노형이 적용됐다. APR1400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4호기, 국내의 경우 새울 1·2호기, 신한울 1·2호기에 적용돼서 가동 중이다.

전력 생산규모(전기 출력)는 1400메가와트(MW)급으로, 부산·광주·대전 시민의 1년 전력 소비량을 책임질 수 있는 정도다.

원안위의 허가 덕에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새울 3호기에 핵연료를 장전하고 6~8개월의 시운전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시운전이 성공적이라면 원안위 사용전검사 합격 통보, 산업부 사업 개시 신고 등을 거쳐 내년에라도 상업 운전이 가능해진다.

2029년까지 한빛·한울·월성 등 노후 원전들이 연달아 설계수명이 끝날 예정이기 때문에, 신규 원전 투입은 전력 공백을 메꾸는 차원에서 중요하다. 물론 원안위의 계속운전 심의를 통해 노후원전 계속운전도 가능하겠지만, 심사가 몰려 빠른 해결은 어렵다. 계획대로 신규 원전이 투입될수록 노후 원전의 퇴역 부담을 덜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접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정부가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본격화한 만큼, 앞으로의 전력 수요는 더욱 급증할 수밖에 없다. 신규원전 투입은 이로 인한 에너지 병목 우려를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

실제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최대 전력 추가 수요는 2025년 0.5기가와트(GW)에서 2038년 4.4GW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새울 3호기는 국내 원전 최초 항공기 충돌 방호설계가 적용되면서 벽체가 기존 원전 대비 두꺼워졌다. 원자로 격납건물은 15cm, 보조건물은 30cm,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는 60cm 증가했다.

지진 등 사고로 인한 전원 상실에 대비해서 대체교류디젤발전기가 증설됐다. 2개 호기당 1대에서 1개 호기당 1대로 늘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저장 용량 역시 기존 20년분에서 60년분으로 늘었다.

15명의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는 지난해 7월부터 총 10회에 걸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심사 결과를 검토했다. 원안위는 운영 허가 이후 진행될 핵연료 장전 및 시운전 과정에서 사용 전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철저히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