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반도체·통신인프라' 갖춘 韓…'피지컬AI 강국' 삼박자
[피지컬AI, 한강의 기적2.0]④美는 데이터·中은 컴퓨팅파워 약점
"흩어진 제조 데이터는 원석…보석으로 깎을 SW 역량 관건"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현재 한국이 가진 제조산업 데이터는 '원석'과 같습니다. 이를 반도체·통신 인프라와 결합해 표준화한 'AI 학습용 데이터 패키지'로 깎아 낼 수 있다면, 한국은 피지컬 AI로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제2의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배희정 케이엠에스랩 대표-카이스트(KAIST) 미래전략 AI·빅데이터 파트 담당)
챗GPT가 쏘아 올린 생성형 인공지능(AI) 혁신이 텍스트·이미지를 넘어 물리 세계로 진입했다. 엔비디아·구글 딥마인드·테슬라 등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는 지금 글로벌 AI 산업의 시선이 한국의 제조업 현장으로 쏠리고 있다.
자유 진영 내에서 피지컬 AI(Physical AI) 핵심인 '고품질 실물 데이터'(Real-world Data), 이를 처리할 '두뇌'(반도체), '신체'(기계·하드웨어)를 모두 갖춘 독보적 국가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2일 세계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1위 로봇 밀도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근로자 1만 명당 로봇 1012대가 투입된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 주도 HBM(고대역폭메모리) 생태계, 실물 데이터 수집·처리 통신 인프라(이음5G·사설망) 등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삼박자가 완비됐다.
정부가 4.7㎓ 대역을 할당해 구축 중인 이음5G는 공장 내 수천 개의 센서와 로봇을 연결하는 혈관이 될 전망이다.
이같은 여건은 다른 경쟁국과 비교해도 경쟁 우위를 가진다.
AI 1위 강국인 미국은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반면 제조업 기반이 약하고 하드웨어 인프라 및 공장 자동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실물 데이터를 수집하기 여의치 않다.
중국은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국가 주도로 자율주행차부터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대규모 실증 사업을 펼쳐 '인바디드 AI'(Embodied AI)의 상용화 속도 및 가격 경쟁력 면에서 미국·한국을 앞선다는 평가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제재 등으로 차세대 피지컬 AI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반도체 인프라를 계획대로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은 약점으로 꼽힌다.
일본은 소재·부품·정밀 기계 강국이지만, SW 통합 능력과 노후화된 디지털 인프라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일본은 클라우드·AI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 통합 경쟁에서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건이 나쁘지 않지만 좋은 조건이 피지컬 AI 강국 실현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AI 후발주자인 만큼 실물 데이터 학습을 위한 인프라 구축 숙제가 남았다.
특히 현재 중국에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제조 현장 학습·추론용 AI 소프트웨어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한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중국이 소프트웨어상 AI를 물리적인 세계로 끌어내리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중국이 피지컬 AI 강국으로 치고 나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며 우려한 바 있다.
결국 오랜 산업 강국으로서 축척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흩어진 실물 데이터를 AI가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는 피지컬 AI 데이터 팩토리(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실물 데이터와 AI 모델·서비스를 통합하는 SW 역량도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야 첨단 기술의 해자(경쟁 우위·장벽)를 쌓을 수 있다.
배희정 대표는 "오픈AI의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를 뛰어넘는 글로벌 LLM을 한국이 만들어 내는건 어렵지만, 한국의 산업·제조 현장에 적합한 '소버린 AI' 기반 AI 에이전트 서비스 모델을 개발·적용·확산하는 전략은 가능하다"며 "가장 현실적이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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