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대' 권혁빈 이혼소송 첫 재판…재산 기여도·평가방식 쟁점
당사자 없이 12분만에 종료…역대 최대규모 재산분할
재산 기여도와 가치 평가방식 의견 엇갈려
-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최대 8조 원대에 달하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재산분할 이혼 소송이 시작됐다. 양측은 재산 형성 기여도와 평가 방식 등을 주요 쟁점으로 삼고 공방을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부장판사 정동혁)는 아내 이 모 씨가 권 CVO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이날 오후 열었다. 재판은 당사자 없이 약 12분 만인 오후 5시 15분쯤 종료됐다.
이 씨는 2022년 11월 권 CVO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열린 첫 변론준비기일에서 권 CVO에게 재산 절반을 분할해달라고 요구했다. 20년간의 결혼 생활로 권 CVO의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는 게 주요 근거다.
이날 변론기일에서는 향후 법정에서 다툴 주요 쟁점들이 정리됐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양측 모두 말을 아꼈다.
이 씨 측은 권 CVO의 재산 형성과 스마일게이트 그룹 경영과 투자에 관여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씨는 2002년 7월 4일부터 11월 14일까지 스마일게이트 대표로 등기됐고, 2005년 3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는 스마일게이트 이사직에 이름을 올렸다.
이 씨 측 대리인은 "실제로 대표이사 자리에도 있었고 투자에도 관여했다"며 "등기부에 다 나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다만 권 CVO 측은 이 씨가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매출 규모를 조 단위로 키운 온라인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 개발 관여 여부와 관련해서는 이 씨 측이 말끝을 흐렸다. 크로스파이어는 2004년 개발에 착수해 2006년 출시된 후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는데, 출시 시점으로만 보면 이 씨가 경영에 관여했던 시기를 비껴갔다.
이 씨 측 대리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크로스파이어 개발 기여도와 관련해서는) 지금 입장을 밝힐 상황이 아니다"며 "법원에서도 아직 거기까지는 다툼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재산 분할 가액 산정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이 씨 측은 감정 결과에 따라 권 CVO의 재산을 8조 원대로 추정하지만, 권 CVO 측은 절반 수준인 4조 원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액 산정은 양측이 합의한 2023년 말을 기준으로 한다.
이 씨 측 대리인은 "(권 CVO 측이) 계열사인 스마일게이트RPG 상장도 좌절시켰지 않냐"며 "상장 전에는 기업 가격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러 상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주장했다.
권 CVO 측 대리인들은 이날 법정에 출석했지만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음 변론기일은 내년 1월 28일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법원은 앞서 이 씨가 권 CVO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 등은 이혼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동결된다.
법원이 평가한 권 CVO의 자산은 최대 8조 16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소송을 통해 재산이 절반으로 분할될 경우 국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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