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서 선물 보따리 푼 젠슨 황 "한국에 GPU 26만 장 공급"

정부·삼성·현대차·SK에 총 20만 장, 네이버클라우드 6만 장
자동차·반도체·통신·양자 등 핵심 산업 AI 인프라 구축에 활용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2025.10.28.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참석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정부 및 주요 기업에 공급한다는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대량의 GPU를 확보하게 된 한국은 AI 산업화를 본격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젠슨 황 CEO는 31일 한국 정부, 삼성,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에 블랙웰 GPU를 공급하는 대규모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GPU 공급 계약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반도체, 차세대 통신네트워크, 양자컴퓨팅 등 미래 핵심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전략적 동맹'으로 해석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엔비디아 측은 이번 대규모 협력이 "한국이 세계적인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정부, 삼성, SK그룹, 현대차그룹은 각각 5만 장, 네이버클라우드는 6만 장의 GPU를 확보하게 된다. 엔비디아는 각 기관 및 기업의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GPU를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은 지능형 제조 및 반도체 생산 혁신을 위해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오픈 모델 기술인 네모트론,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Q 등을 활용해 디지털 트윈 기반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을 고도화한다. 이외에도 엔비디아의 AI 모델 코스모스,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Isaac) 등을 기반으로 홈 로봇 개발에도 나선다.

SK그룹은 반도체 연구·생산과 클라우드 인프라 혁신을 위한 AI 팩토리를 건설한다. SK텔레콤은 RTX 프로 6000 블랙웰 서버 GPU를 활용한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 제조기업에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 프로젝트 추진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도 AI 팩토리를 구축해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로보틱스 등 AI 기반의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정부와 함께 30억 달러를 투자해 한국의 피지컬 AI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정부는 소버린 AI 개발 가속을 위해 GPU를 활용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 LG AI연구원, NC AI,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이 참여하는 AI 추론 모델 개발 과정에 엔비디아 네모 플랫폼, 오픈 네모트론 데이터셋 등이 활용된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6G 네트워크 및 AI 기반 무선접속망(AI-RAN) 개발에서도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연세대학교 등과 협력한다.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AI가 내재화된 저전력, 고성능 실시간 지능형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엔비디아와 함께 양자컴퓨팅 연구센터를 설립을 추진한다. KISTI와 엔비디아는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한강'을 활용해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 연구, 과학기술 연구 및 개발을 위한 기초 모델 구축 등에 나선다.

엔비디아는 앞으로도 스타트업 펀딩, 인재 양성 등 한국의 AI 생태계 전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