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재유출 최고구간 포닥 넘어갈 때…해외 커리어 유망해서"

[국감현장]"韓 AI 인재 순유출국…OECD 중 꼴지 수준"
"해외 유학파 리쇼어링 하려면 정착 지원하는 제도 만들어야"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위원들의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우리나라 인공지능(AI) 연구인력의 유출 문제는 박사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넘어가는 구간에서 가장 극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젊은 신진 연구자를 중심으로 해외 빅테크, 유수의 대학을 거쳐야 장래가 유망하다는 인식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김경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총장은 이같은 의견을 공유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김 부총장에게 "2022년부터 우리나라의 GDP 대비 연구개발(R&D) 예산 비중은 세계 2위다. (투자가 적지 않은데) 왜 이렇게 많은 인재들이 유출되느냐"고 물었다.

실제로 스탠퍼드대 AI연구소에서 발표한 'AI 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AI 인재 유출입 지수는 -0.36명(순유출)이다. 인구 1만 명 당 0.36명의 AI 인재가 해외로 나간다는 의미다.

김 부총장은 "적은 수치로 보일 수도 있으나, OECD 38개 회원국 중에서는 최하위(35위) 수준"이라며 "같은 기간 룩셈부르크는 플러스 8.9명이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순수하게 유입되는 국가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근 2~3년 가장 극심한 AI 인재 유출 양상을 묻는 질문에 김 부총장은 '해외 포닥 자리를 찾아 떠나는 경우'라고 꼽았다.

김 부총장은 "연구자에겐 경력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해외 경력은 굉장히 큰 성장 기회로 여겨진다"며 "게다가 우리 4대 과학기술원과 거점 대학이 배출하는 AI 인재들은 세계적으로 봐도 경쟁력이 있으면서, 몸값마저 싸다. 외국에서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는 초급박사 인력"이라고 설명했다.

종합하면, 열악한 국내 처우 대비 유망한 해외 환경, 초급박사 인력을 흡수하는 글로벌 추세가 맞물려 지금의 인재 유출 상황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우리 인재를 가장 많이 흡수하는 곳으로는 미국이 꼽혔다. 유렵도 공격적으로 영입 중이라고 김 부총장은 전했다.

물론 해외에서 성장한 뒤 고국으로 인재가 돌아오는 '리쇼어링'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인도나 중국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해외 유학파의 국내 재정착을 돕는 제도가 숙제다.

김 부총장은 "젊은 학생이 유학을 가는 것은 꼭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나가서 새로운 것을 배워서 다시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며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유치해서 우리 문화에 정착시키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교육부와 과기정통부에서 많은 부분을 준비하는 거로 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김 부총장은 최근 연이어 지적되는 정년 연구자 등 석학 인력의 이탈 문제도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