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에도 거뜬한 데이터센터…네이버, 'AI 통합 생태계' 꾸린다

AI데이터센터 '각 세종', 韓기업 AI 활용 돕는 통합 인프라 구축
이중화 구조·로봇으로 안정·효율 잡았다…GPUaaS 모델로 확장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네이버의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 전경 (네이버 제공)

(세종=뉴스1) 신은빈 기자 = 네이버(035420)가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AI 자원·AI 플랫폼 기술을 모두 내재화한 '풀스택 AI 인프라'를 구축한다.

특히 전력과 서버 운용 체계를 분리한 '이중화 구조'로 재난 상황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는 이 같은 인프라를 토대로 국내 기업이 손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통합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국내 최대 규모 '각 세종', AI 인프라 설계·운영도 '척척'

28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전날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서 기술 간담회를 열고 AI 인프라를 스스로 설계·운영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공개했다.

각 세종은 2013년 문을 연 네이버의 첫 번째 데이터센터 '각 춘천' 운영 노하우에 AI·클라우드·로봇·자율주행 등 네이버의 첨단 기술을 집약했다.

축구장 41개 크기인 29만 4000㎡ 부지 위에 자리 잡았으며, 2023년 11월 1차 센터를 연 후 2027년과 2029년 각각 2·3차 센터를 열 예정이다. 전체 센터를 열면 단일 기업 기준 국내 최대 수준인 60만 유닛(서버의 높이 단위 규격)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다.

특히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팅 인프라 '슈퍼팟'(SuperPod)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상용화해 초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집합)를 직접 설계·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각 세종은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를 자체 설계하고 통합 운영한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통합센터장은 "정보기술(IT) 서비스 환경에 적합한 인프라를 공급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데이터센터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통합센터장(왼쪽)과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운영총괄본부장(CIO)이 27일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서 기술 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이중화 구조로 재난 대비…로봇으로 자동화

각 세종은 '안정성'과 '효율성'에 집중했다. 어떤 장애 상황에서도 서비스가 끊기지 않도록 이중화 구조를 갖췄고, 서버 운용과 전력 사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우선 전력·냉각·서버 운용 체계를 지상과 지하로 완전히 분리하되 전체 가동은 통합한 이중화 구조로 화재와 침수 등에 대비한다. 내부 건축물 대부분은 규모 7과 진도 9를 견디는 특등급의 내진설계를 적용했다.

또 자체 공조시스템 '나무'(NAMU)를 적용해 자연풍을 활용한 친환경 서버 냉각 체계를 갖췄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 드는 전력 효율을 높이고, 서버실에 적정한 온·습도를 유지한다.

데이터센터 내부 서버 운반은 네이버랩스의 로봇 '가로'와 '세로'가 담당한다. 표준화된 박스 단위만 수용 가능한 일반 물류 로봇과 달리 크기와 종류가 다양한 서버를 사람 개입 없이 손쉽게 나른다. 각 세종이 전체 센터를 열면 30대 안팎의 로봇이 데이터센터를 활보할 예정이다.

네이버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서버실 (네이버 제공)
데이터센터부터 플랫폼까지 연결…"지속 가능한 AI 경쟁력"

각 세종의 풀스택 AI 인프라는 크게 △데이터센터 △AI 자원 △AI 플랫폼으로 나뉜다. 물리적 인프라부터 플랫폼 기술까지 하나의 구조로 연결한 통합형 체계로 AI 인프라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력·냉각·네트워크가 통합된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개발자들이 용도에 맞게 AI 자원을 활용하면, AI 챗봇 '클로바 X'·검색·쇼핑 등 네이버가 20년 이상 축적한 서비스 운영 경험을 AI 플랫폼을 통해 시장에 서비스 형태로 선보인다.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운영총괄본부장(CIO)은 "AI 인프라 경쟁력은 충분한 자원을 확보한 다음 그 위에 AI 인프라 기술 역량을 결합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며 "네이버는 자원과 기술을 축적해 지속 가능한 AI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렇게 축적한 AI 기술 인프라를 향후 서비스형 GPU(GPUaaS) 모델로 확장해 여러 산업군에 AI 인프라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CIO는 "국내 기업이 손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며 "AI 인프라가 특정 기업의 자산을 넘어 산업 전반의 성장 기반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e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