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대 권혁빈 이혼소송 본격화…쟁점은 '재산 형성 기여도'

서울가정법원, 11월 12일 오후 5시에 첫 변론 기일 진행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 가치와 재산 기여 정도가 관건"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WCG 제공) 2019.7.19/뉴스1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2년 가까이 멈춰 있던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이혼 소송 절차가 본격화됐다.

최대 8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이번 소송의 쟁점은 '재산 형성 기여분을 누가 얼마나 인정받느냐'가 될 전망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부장판사 정동혁)는 권 CVO와 아내 이 모 씨의 이혼 사건 첫 변론기일을 11월 12일 오후 5시로 지정했다.

2024년 3월 조정조치기일을 진행한 지 약 1년 7개월 만이다. 이 씨가 소송을 제기한 지는 3년 만이다.

변론 기일은 소송 당사자가 법원에 출석해 주장과 증거를 공식 진술하고 입증하는 절차다. 양측은 최대 화두인 재산 분할을 두고 각자의 입장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가정·행정법원 전경 (서울가정법원 제공)

이 씨는 2023년 첫 변론준비 기일에서 권 CVO를 상대로 재산 절반의 분할을 요구했다. 20년간의 결혼 생활과 자녀 양육으로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는 것이 주요 근거다.

법원이 평가한 권 CVO의 자산은 최대 8조 16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소송을 통해 재산이 절반으로 분할될 경우 국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재산 분할 과정은 부부가 공동으로 협력해 형성하고 유지한 재산을 기준으로 각자의 기여도를 판단한다.

권 CVO는 서강대 재학 시절 이 씨와 만나 2001년 결혼했다. 이후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으며, 온라인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중국에서 흥행시키며 회사 매출 규모를 조 단위로 키웠다.

이 씨는 2002년 7월 4일부터 같은 해 11월 14일까지 스마일게이트 대표로 등기됐다. 이 씨 측은 당시 대표 직무를 실제 수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5년 3월 29일부터 같은 해 12월 1일까지는 스마일게이트 이사직에 이름을 올렸다.

스마일게이트를 지금의 회사로 만든 '크로스파이어'는 2006년 출시됐다. 이 게임은 2004년 개발에 착수했으며,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할 당시 권 CVO와 개발진이 현지화에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크로스파이어'에 한정하면 이 씨의 기여도가 상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있다.

스마일게이트 법인 등기에 기재된 배우자 이 모 씨의 근무 이력.(스마일게이트 법인 등기 갈무리)2025.10.17/뉴스1

이 씨는 스마일게이트 설립 초기 자본금 5000만 원 중 30%의 지분을 보유하기도 했다. 해당 지분은 2010년쯤 처분됐고, 이후 권 CVO가 다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YK 곽윤서 변호사는 "권 CVO 측은 스마일게이트를 본인의 노력으로 일군 것이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반면 "아내 이 씨 측은 재산 대부분이 결혼 이후 형성됐고, 설립 초기 지분 보유 등 창업 초기부터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사실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곽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쟁점 중 하나는 주요 재산 분할 대상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 가치 평가 방법과 평가액"이라며 "회사 설립과 운영 과정에서 아내의 직간접적 기여를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도 또 다른 쟁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법원은 앞서 이 씨가 권 CVO를 상대로 낸 주식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권 CVO는 이혼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 등을 처분할 수 없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