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서 부드러워지는 주사바늘 개발…정재웅 교수 9월 과기인상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9월 수상자로 체내에 삽입되면 생체 조직처럼 부드러워지는 주사바늘을 개발한 정재웅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정맥주사는 혈관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치료방법으로 신속한 약물 효과와 지속적인 약물 투여가 가능해 의료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다만 주사바늘이 딱딱한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혈관벽 손상, 정맥염 등 합병증을 야기할 위험이 있었다. 주사바늘 처리 과정에서도 의료 종사자의 찔림 사고 등에 따른 질병 감염 위험 우려도 있다.

정 교수는 액체금속 갈륨이 체온에 반응해 고체에서 액체로 상변화하는 특성을 활용해 가변강성(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딱딱함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특성) 주사바늘을 개발했다.

가변강성 주사바늘은 환자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장하고 사용 후 상온에서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해 의료 종사자의 바늘 찔림 사고를 예방한다. 나아가 비윤리적인 주사바늘 재사용 문제도 원천 차단한다.

아울러 정 교수는 정맥주사 중 약물이 유출되면 주위 조직의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에도 주목했다. 정 교수는 정맥 주사바늘에 나노박막 온도센서를 탑재, 정맥 주사 약물 누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세계보건기구가 요구하는 환자 건강증진 및 의료진 안전도모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해 8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의 표지논문으로 출판됐다.

정 교수는 "앞으로 가변강성 주사바늘 기술이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안전을 향상시키는 의료 현장의 핵심 기술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