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혁신 피지컬AI에 미중 투자 가속…한국도 서둘러야

과기부 피지컬AI 산학연 간담회…"핵심기술 개발 426억 투입"
"스마트팩토리 결합하면 시너지 커…동작 데이터·GPU 숙제"

30일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에서 피지컬 AI 산학연 간담회를 주재했다.(과기정통부 제공)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로봇 자율행동을 구현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을 주도하기 위해 미국·중국이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물류 등 산업 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 차세대 AI 기술이기 때문이다.

주요국에 종속되지 않으려면 한국 역시 대비가 필요하다. 물리적 동작 데이터, 기술 적용의 우선순위 설정, 실증 인프라가 숙제로 제시된다.

30일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재한 간담회에선 이런 내용이 공유됐다.

김욱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혁신·글로벌 PM은 "최근 몇 년 사이 로봇의 안정적 보행, 양손 조작, 모방 학습이 차례로 가능해졌다"며 "테슬라·옵티머스 등 기업을 앞세운 미국, 중국이 두각을 드러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1년간의 로봇 혁신의 근간에도 피지컬AI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물리세계(월드) 모델 데이터가 대규모로 학습되고 있으며, 언어모델을 바탕으로 한 모방학습도 고도화하는 중이다.

올해 초 CES2025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소개한 피지컬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가 대표적 성과다. 물리적 법칙이 적용된 세계를 가상환경으로 재현하는 코스모스는 로봇·자율주행 개발을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PM은 "중국 화웨이도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아우르는 풀스택 개발을 위해 16개 로봇 기업과 협력하겠다고 나섰다"고 덧붙였다.

원천기술이 없으면 주요국과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인식이다. 동작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한편, 이를 국내 기업이 접근하기 쉽도록 지원하는 게 숙제다.

피지컬AI 협회 결성을 추진하는 유태준 마음AI 대표는 "피지컬AI에 필요한 비전언어모델(VLM) 데이터는 수집도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오픈소스로 공유될 가능성은 낮다"며 "(기술을 국산화하려면) 시뮬레이터 실증공간, GPU 등 인프라가 받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소 기업 다임리서치 대표를 지내는 장영재 KAIST 교수는 스마트 공장 등 제조 분야로 개발을 집중해야 한다고 봤다. 다임리서치는 반도체·이차전지 생산라인, 물류창고 등을 자동화하는 로봇 기술을 개발·서비스 중이다. SK온·LG에너지솔루션(373220)·포스코 등 대기업에 납품하는 성과도 냈다.

장 교수는 "현재 정부의 제조AI 사업은 품질·설비관리에 집중돼 있어 효과가 크지 않다. (로봇이) 설비 이상징후를 판단하고 액션을 취해야 투자대비수익률(ROI)이 나온다"며 "AI를 통해 로봇의 동작 혼선(데드락)을 신속하게 수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지컬 AI와 스마트팩토리 시너지가 상당할 거란 의미다. 이에 기반한 스마트공장 구축이 새로운 수출 모델이 될 거라고도 전망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최근 정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피지컬 AI 핵심기술 개념 증명(POC) 예산 426억 원을 확보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