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관리 힘든 나노기술…AI·스마트팩토리로 해결
"나노소재 수명·신뢰성 예단 어려워…가상환경서 공정 살펴야"
"나노기술 연구 인프라·인재, 국가가 나서줘야"
- 윤주영 기자
(고양=뉴스1) 윤주영 기자 = 나노미터 단위로 물성을 조작하는 '나노기술'은 소재·제약 등을 혁신할 수 있지만,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 디지털 트윈, 인공지능(AI) 등이 접목된 스마트팩토리로 일련의 공정을 지능화·효율화하는 게 해법으로 제시된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양 킨텍스에서 공동 개최한 글로벌 콘퍼런스 '나노코리아 2025'에선 이런 내용이 공유됐다.
정수화 LG전자(066570) 부사장은 나노기술이 노트북 '그램'의 경량화, 옥외 사이니지 디스플레이의 발열 개선 등에 쓰였다고 소개했다.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에서도, 냉각수 열 전달을 높이는 데 나노 입자가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10억 분의 1m 수준에서 입자를 조작하다 보니 불량 검출이 쉽지 않다. 개발된 소재의 수명이나 신뢰성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정 부사장은 전했다.
정 부사장은 "분산된 재료를 쓰고 기술이 복합적이다 보니 개발도 오래 걸리고 시행 착오가 많다"며 "전지 파우치 속 나노 파티클의 불량, 냉장고 단열재인 마이크로 폼의 균일하지 못한 충진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여러 센서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공정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게 해법이라고 봤다.
그는 "디지털 트윈은 단순 시뮬레이션에 그쳐선 곤란하다. 각 말단 센서와 컨트롤러가 연동돼 작업자가 공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공정 간의 빠른 정보 교환·피드백도 중요하다. LG그룹의 경우 노광 공정(리소그래피)에서 패턴 불량을 잡아내려는 목적으로 'STREAM'이란 플랫폼을 쓰고 있다.
또 AI의 발전으로 나노제품의 수명 예측이 수월해질 거란 분석도 나왔다.
정 부사장은 "매크로한 수준의 물질 해석과 달리, 분자 단위 분석은 정확도는 높지만 비현실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각 공정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AI가 자동 조정하면, 최종적으로 원하는 배터리 모듈 팩의 성능·수명을 예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술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선 국가 차원의 인재·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중국·대만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서 한국을 추월한 배경으로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가 꼽힌다.
정 부사장은 "소재·용접·성형·부방식 등 뿌리 기술에 기반한 융합형 인재가 절실하다. 관련 공동연구를 하고 싶어도 교수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어 "국책 연구소가 과감히 투자해 기업·학교가 공유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소재 석학인 에바 올슨 찰머스 공과대 교수도 수월성 있는 나노기술 연구를 위해선 인프라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학내 연구팀은 투과 전자 현미경(TEM)을 통해 금속 표면의 기화 등 5나노미터 수준의 원자 거동을 관측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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