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택시를?" 젊은 2세 경영 뭉쳤더니…"기사 월급이 오백"

이성욱 진모빌리티 공동대표 "택시산업 전체를 키우는 게 목표"
연내 이용자 100만명 확보 목표·자율주행 사업도 속도

이성욱 진모빌리티 공동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진모빌리티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2.5.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정은지 기자 = 대형승합택시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카카오T의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카카오T 벤티', 타다 베이직의 뒤를 이은 '타다 넥스트', 그리고 진모빌리티의 '아이엠 화이트'(구 아이엠택시)가 삼파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아이엠 브랜드를 운영하는 진모빌리티는 조금 특별하다. IT 전문가 출신 대표가 사업을 이끄는 경쟁사들과 달리 진모빌리티는 법인택시 회사를 운영했던 두 대표가 의기투합해 회사를 키워나가고 있다.

이성욱 진모빌리티 공동대표는 "기존에 사업을 하던 사람이 산업의 진화 과정을 이끄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택시 산업을 IT 기업이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은 선입견"이라고 강조했다.

◇모빌리티 시장 진출의 계기가 된 '우버와 타다'

진모빌리티 공동창업자인 이성욱 대표와 조창진 대표는 2대째 법인택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2세 경영인이다. 두 대표의 아버지들은 고등학교 친구 사이로 50여년 전 택시 사업을 각자 시작했다. 가업을 이어받은 두 대표는 택시 업계에서 만나 자신들의 아버지들이 그랬듯 친형제처럼 지냈다.

법인택시 회사를 운영하던 그들이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우버(Uber)의 등장이었다. 이 대표는 "택시가 아닌 우버가 시장에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 사업은 택시 면허권을 가지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하고 또 잘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동시에 새로운 택시 서비스도 구상했다. 그는 "택시 업계의 구조상 발전의 여지가 별로 없다. 그런데 중형택시와 모범택시 사이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새로운 시장이 발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시장의 가능성을 타다가 확인시켜줬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 후 2020년, 국내에서 '타다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기존의 모빌리티 사업이 택시 면허 제도 하에서 가능해지자 두 대표는 IT 기업 MHQ와 손잡고 합작법인 진모빌리티를 세워 본격적으로 모빌리티 산업에 뛰어들었다.

자신들이 보유한 9개 택시 법인과 750개의 면허를 기반으로 한 대형승합택시 '아이엠택시'는 그렇게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성욱 진모빌리티 공동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진모빌리티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2.5.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연결만 하는 기존 플랫폼과 달라…택시 산업 전체 키울 것"

이 대표는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통해 택시 산업을 혁신하겠다는 목표다. 중형택시보다 수익성이 좋은 대형승합택시로 기사들에게 높은 임금을 제공하고 택시 생태계 전체를 살찌우겠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IT 기술로 모빌리티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택시 산업 종사자들은 힘들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저희의 차별화 포인트는 시장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택시 산업 자체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택시와 이용자를 연결만 시키는 기존의 플랫폼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20년 이상의 택시 회사 운영 노하우를 가진 두 대표는 100% 직접 고용제를 실시하며 향상된 택시 서비스를 도모했다. 기사를 직접 고용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고객들에게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수월했다.

이 대표는 "저희 기사분들은 전봇대를 손님으로 상상하고 그 앞에 차가 딱 맞춰 서서 자동문을 여는 연습도 했다"며 "택시를 기다리는 손님에게 먼저 다가가 영업을 하는 등 아이엠 브랜드를 알리는 등 저희 기사분들 모두가 영업사원인 셈"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면서 고객 확보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아이엠 택시 출시 10개월 만인 지난해 11월에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0만명을 기록했고 현재 누적 회원 수는 53만명에 달한다.

이는 이 대표가 강조했던 택시 기사들의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 그는 "저희 기사분들은 이미 350만~400만원의 수입을 내고 있다. 이번 달에는 거의 500만원을 벌어가신 분도 있다"고 밝혔다.

진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아이엠 화이트(진모빌리티 제공)ⓒ 뉴스1

◇연내 100만명 확보 목표…"자율주행 시대 준비할 것"

진모빌리티는 업계에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뉴페이스'지만 빠르게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사업은 지난 4월부터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 진모빌리티는 연내 1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형 택시 면허 전환과 기사 수급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택시 법인 3곳을 인수하며 확보한 1200여개의 일반택시 면허는 대형택시 면허 600여개로 전환이 완료됐으며 기사도 800여명까지 모집했다. 사업이 확장됨에 따라 연내에는 경기도로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고급대형택시 '하이블랙'도 출시했다. 아이엠 화이트를 통해 더 나은 경험을 원하는 수요층을 확인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카니발 하이리무진 모델이 적용된 하이블랙은 연내 30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시대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SUM에 투자해 관련 기술을 확보했고 최근에는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자율주행 레벨 3.5단계 수준의 택시 2대가 아이엠 브랜드로 현재 운행 중이다.

진모빌리티의 궁극적인 미래 목표도 자율주행 시대를 향해 있다. 이 대표는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공유 경제로 인해 사람들이 차를 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때 이동 서비스의 중심은 택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엠 브랜드가 단순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이 아니라 미래 자율주행 시대에 이용자가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미리 겪게 해주겠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저희 고객들로부터 (모빌리티의) 미래를 앞당겨 준 건 진모빌리티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저희 기사분들에게도 일한 만큼 확실한 수입을 보장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직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