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케이뱅크처럼…코인원-카카오뱅크 '실명계좌 짝짓기' 성공할까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이 카카오뱅크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발급받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인원은 카카오뱅크와 실명계좌 연동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원화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아야 한다.
코인원은 그동안 NH농협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아 원화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현재 거래소들이 각각 은행 한 곳과만 제휴한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뱅크와 제휴할 시 농협은행과의 제휴는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와의 계약에 성공할 경우, 코인원은 거래소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전망이다. 코인 투자용 계좌 개설이 어려운 시중은행에 비해 인터넷은행은 비교적 계좌 개설이 쉽기 때문이다. 앞서 업비트도 지난 2020년 6월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의 실명계좌 제휴를 시작하면서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카카오뱅크는 암호화폐 거래소와의 제휴를 염두에 두고 후보군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원은 거래량 기준 대형 거래소 중 한 곳인데다, 최고경영자(CEO)와 창업자가 같아 오너 리스크(경영주발 악재)가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소다. 이 같은 특징이 코인원이 유력한 제휴 상대가 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다.
차기 정부에서 원화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카카오뱅크의 결정에 힘을 더했다. 이달 초 금융위원회는 원화입출금 지원 거래소가 2~3개 늘어날 것이란 내용을 담은 '가상자산 거래소 활성화 방안'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전달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상자산거래소 연결에 대해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제도 등 기반 여건이 갖춰지면 빠르게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와 업비트의 선례는 논의 속도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역시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로 고객 증가, 매출 상승 등 긍정적 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업비트 고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영향으로 출범 이래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코인원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실명계좌 발급을 논의한 바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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