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확률 모니터링 서비스 공개했지만…이용자들은 "글쎄"

확률 조작 논란 빚었던 메이플스토리에 우선 도입
불신 깔려있는 한 어떤 정보도 믿기 어렵다 지적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넥슨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확률을 사용하는 각 요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고객님들께서 직접 검증하실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의 도입도 준비하겠습니다."

아이템 확률 조작 논란으로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었던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디렉터가 지난 3월 발표한 내용이다. 그로부터 9개월이 흐른 지난 23일, 메이플스토리는 아이템의 '설정 확률'과 '실제 결과'를 비교해서 보여주는 '넥슨 나우'를 선보였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를 시작으로 자사의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에 '넥슨 나우'를 순차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넥슨이 이번에 선보인 '넥슨 나우'는 1시간마다 메이플스토리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실제 누적 결괏값을 보여준다. 이용자들은 이를 통해 원래 설정된 확률과 게임 내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확률을 직접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아이템의 강화 성공 확률이 6.0000%로 설정돼있다면 실제 게임 내에서는 6.0834%의 성공 확률을 보인다고 이용자들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자신이 강화하고자 하는 아이템의 성공 확률을 예측할 수 있다.

◇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넥슨 나우' 기대에 못 미쳐

하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용자들이 요구했던 정보의 투명성이 '넥슨 나우'로도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넥슨 나우'는 1시간마다 업데이트되는데 이 데이터는 2시간 전의 데이터다. 이는 메이플스토리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형식이며 기존에 해오던 확률 공개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즉 정보를 실시간으로 직접 확인하기를 원했던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담지 못했다는 말이다.

넥슨은 이에 대해 "매 초마다 만들어지는 데이터가 매우 많고 이를 취합한 뒤 연산해 배포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부득이하게 시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메이플스토리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한 이용자는 "실제 결과값을 보여주는 건 좋지만 이러한 확률 공개 시스템은 예전부터 당연히 제공했어야 했다"며 "넥슨이 확률을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만들었지만 이마저도 100% 믿기 어려울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아이템 확률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게임 내의 원본 기록을 공개하거나 직접 게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오픈 API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 신뢰에 금 간 상태에서는 어떠한 데이터도 믿기 어려워

한편 넥슨이 이용자들에게 데이터를 공개한다고 해도 게임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용자들이 요구하는 오픈 API나 데이터 원본은 넥슨이 제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일부 이용자들은 여전히 확률 공개 서비스를 믿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다.

국내 기업에서 데이터 분석을 하는 매니저는 "게임 내 로그를 저장하는 데이터베이스 원본을 API로 공개하면 데이터베이스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해킹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에 복사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복사된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 문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 나우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이용자들 피드백에 맞춰 계속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며 "이용자들이 요구하는 오픈 API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