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너무 빨리 터트렸나"…'연봉 잔치' 벌인 게임업계, 실적 '빨간불'
국내 주요 9개 게임사 중 전년比 매출 단 3개사만 늘어…영업익 증가는 단 1개사 불과
넥슨發 릴레이 연봉인상 2분기 실적에 '역풍'…"일회성 아닌 고정비용 증가라 고민"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국내 게임사들이 올해 초 성급히 '연봉잔치'를 벌였다가 '역풍'을 맞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게임사의 최대 성장 모멘텀인 신작 출시가 지연돼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인건비와 마케팅비를 포함한 영업비용이 급증하면서 대부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게임사 9곳 중 1곳만 영업이익 증가…신작 출시 효과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까지 실적을 발표한 국내 주요 9개 게임사(엔씨, 넥슨,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네오위즈, 컴투스, 게임빌, 펄어비스) 중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한 곳은 단 3개사에 불과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흑자전환에 성공한 위메이드 단 1개사에 그쳤다. 위메이드가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미르4'라는 신작의 영향이 컸다. 컴투스의 경우 영업이익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신작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출시 효과로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주요 게임사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재택근무로 전환하면서 내부적으로 설정해 놓은 신작 출시 시기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통상 게임사들은 신작 출시와 기존 게임의 매출 감소 시기 등을 예상해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계획을 미리 정해놓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최대 성장 모멘텀인 신작을 내놓지 못해 계획이 꼬였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올해 1분기 '트릭스터M'을, 2분기 중 '블레이드&소울2'라는 게임을 출시해 안정적인 재무흐름을 이어갈 계획이었지만, 두 게임 모두 출시 시기가 늦어져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주력게임인 리니지M에서 '롤백'(서버를 업데이트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 논란이 발생했고,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도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기존 안정적인 수익원에 일부 타격까지 입었다.
◇버는 돈은 줄었는데 씀씀이 커진 게임업계
신작 부재 속에서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장 큰 요인으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반사이익을 누리며 높아진 기저효과가 꼽힌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비대면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주요 게임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넥슨이 전년대비 18% 증가한 3조130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한데 이어 엔씨소프트도 42% 급증한 2조4162억원으로 첫 연매출 2조원을 기록했고, 넷마블 역시 14% 증가한 2조4848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오히려 내부에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빌미가 됐다.
게다가 사회 전반에 '비대면 트렌드'로 개발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넥슨발(發) 릴레이 연봉인상이 시작됐다. 지난 2월 1일 넥슨이 신입 개발자 초봉 5000만원에 재직자 연봉 일괄 800만원 인상을 발표한 직후, 넷마블, 컴투스·게임빌,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크래프톤 등이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연봉인상을 줄줄이 발표했다. 이후 게임업계 대장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가 개발직군의 경우 1300만원, 비개발직군은 1000만원 일괄 인상안을 내놓으며 릴레이 인상의 정점을 찍었다.
당시 일각에선 차기작이나 R&D 등에 재투자하기 위해 신중하게 결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지난해 최대 실적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이에 넥슨을 시작으로 주요 게임사들이 연봉인상 행렬에 참여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당시 부족한 개발인력을 끌어오거나 빼앗기지 않기 위해 넥슨발 연봉인상 경쟁에서 홀로 비켜서 있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일찍 터뜨린 '샴페인'은 역풍으로 작용했다. 올해 2분기 게임사 9개사 중 3곳만 매출이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단 1개사만 늘었지만, 인건비가 줄어든 곳은 단 1곳도 없이 모두 늘었다. 특히 전년대비 3% 증가한 게임빌을 제외하고는 모두 두 자릿수 인건비 증가율을 기록했다.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한 영업비용도 네오위즈와 게임빌을 제외한 7개 게임사가 늘었다. 버는 돈은 줄었는데, 쓰는 돈은 늘어난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연초 성과급이라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해도 전체 연봉이 오르면서 고정비가 증가했고, 실적에 영향을 줬다"면서 "인건비는 단기간 내에 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에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jd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