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공유킥보드 헬멧' 의무화…업계 "개인이 준비해야"
현장에는 헬멧 구비 안 돼
업계 일각 '따릉이'와 비교…정부 "안전 문제 위해 불가피"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오는 13일 공유킥보드의 헬멧 착용 의무화를 앞두고 있지만, 헬멧을 함께 제공하는 업체는 드물다. 업계는 개인이 헬멧을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 당시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 사태가 재현될 거라며 실효성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자전거와 달리 최근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공유킥보드 안전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헬멧 규제는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공유킥보드 업계 공용 헬멧 제공에 난색…개인 구매 장려
11일 공유킥보드 업계에 따르면 공용 헬멧이 준비된 업체는 거의 없다. 일부 업체는 킥보드 자체에 부착된 헬멧을 제공 중이지만, 대부분의 업체는 벌금을 피하기 위해 개인이 헬멧을 준비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13일부터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안전모를 미착용한 이용자는 2만원의 범칙금을 내야 한다. 무면허 운전, 2인 탑승 등도 법으로 금지된다. 각각 위반 시 10만원, 4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경찰은 한 달간 계도 기간을 거쳐 실제 단속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법 시행 한 달간은 헬멧 미착용 적발 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 범칙금을 부과하는 대신 헬멧 착용 의무화 규정을 알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는 공용 헬멧 제공에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 국내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 업체 관련 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퍼스널모빌리티 산업협의회(SPMA) 이동근 팀장은 "저희는 이용자가 헬멧을 지참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현재로는 (개인 지참 외에)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최근 헬멧을 비롯해 다양한 공유킥보드 이슈가 있는데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공유킥보드 업계 관계자는 "헬멧 미착용에 대한 범칙금은 사용자에게 부과된다. 사용자가 준비하는 게 맞다"며 "업체마다 대응 상황이 다른데 공용 헬멧은 위생 문제도 있고, 헬멧이 킥보드에 달린 채로 주행할 경우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도 지속되고 있어 관에서도 공용 헬멧을 이야기하다가 목소리가 가라앉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헬멧 착용 의무화에 대응하고 있다. 헬멧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업체도 있고, 일부 충성 고객에게 무료로 공급하는 곳도 있다. 글로벌 사업자인 뉴런 모빌리티는 호주에서의 규제 경험을 바탕으로 앱 제어식 헬멧 잠금장치가 장착된 전동킥보드를 제공 중이다.
공유킥보드 업체 중 한 곳인 스윙 관계자는 "킥보드에 헬멧을 부착해 제공하는 방식은 아직 고려 중이지 않으며 홈페이지에서 헬멧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쇼핑 페이지를 마련해 법 개정에 맞춰 앱 푸시 알림 형태로 헬멧 구매 및 착용을 독려할 예정"이라며 "공용 헬멧에 대해 고민했지만 코로나19 시국인 만큼 위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쟁사 행동을 보면서 예의 주시하고 있고 현재는 공용 헬멧 제공보다는 법 개정 관련 정보 제공 및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릉이 사태' 재현?…정부 "안전 위해 규제 필요"
일각에서는 따릉이 사태가 재현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자전거 헬멧 착용이 의무화된 2018년 당시, 공용 헬멧을 도입한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두고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일었다. 위생 문제, 관리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따릉이의 공용 헬멧 이용률은 3%에 불과했다. 도난 문제도 잇따랐다. 결국 공유자전거에 대한 헬멧 착용 의무는 유명무실화됐다.
현재 자전거의 경우 도로교통법에 따라 헬멧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단속이나 처벌이 없는 훈시규정에 머물고 있다. 반면, 전동킥보드의 경우 실제 단속과 벌금이 부과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공유자전거는 그대로 두고 공유킥보드만 헬멧 착용 여부에 대해 단속하는 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 기관은 자전거와 전동킥보드는 사정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전동킥보드의 경우 최근 사고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동킥보드를 비롯한 개인형 이동장치(PM, Personal Mobility) 사고는 2017년 117건에서 2018년 225건, 2019년 447건, 2020년 897건으로 매년 배로 증가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민원 건수는 2018년(511건)보다 9.3배 늘어난 4761건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형평성 논란을 검토 안 한 게 아니지만 PM은 아직 생소하고, 공유 업체를 통해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PM에 대한 사전 경험이 없는 분들이 타고 가다가 사고가 너무 많이 발생한다"며 "자전거는 사고 증가 폭이 완만한데 PM은 매년 100%씩 증가해 초기 도입 과정에서 연착륙을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PM에 대한 유럽의 느슨한 규제를 얘기하지만 국내는 교통 환경이 다르다. 자전거 도로가 다 연결되면 모르겠지만 아직까진 도로 위주여서 PM 도입 과정에서 안전성을 담보해야 하고 신사업의 성장을 위해서도 이 같은 규제가 필요하다"며 "업계도 이에 대한 공감대가 있고 지속해서 업계와 협의해 상생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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