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이나 주인 바뀐 '한컴'의 환골탈태…10년 '김상철號' 8.5배 급성장
공격적 M&A로 확보한 기술력에 '효자' 자회사들이 실적 견인
연매출 사상 최초 4000억대 돌파…영업익 전년비 105% 급증
- 손인해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김상철 회장 체제의 한글과컴퓨터가 손대는 신사업마다 잇단 대박을 터뜨리며 창사 이래 최초로 연매출 4000억원대를 돌파했다. 2018년부터 매년 1000억원 규모로 성장하며 3년 연속 앞자리 수를 갈아치웠다.
2010년 취임 당시만 해도 '기업 사냥꾼 손에 한컴이 넘어갔다'는 오명을 얻었던 김 회장이 지난 10년간 '환골탈태' 수준의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확보한 기술력도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한컴은 2020년 연결기준 매출액 4013억원, 영업이익 6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5.7%, 105.4% 성장했다고 16일 공시했다.
2010년 473억원이던 연간 매출이 10년만에 8.5배 급증한 것이다.
◇ R&D 늘리며 제품 경쟁력 안정화
1990년대 초 설립된 한컴은 아직도 대중들에게 문서 작성·편집 소프트웨어인 워드프로세서 '한컴오피스'로 각인돼있지만 한컴의 최근 성장을 이끈 건 한컴 본사가 아닌 자회사들이다.
8번이나 주인이 바뀌는 등 부침을 겪으며 심각한 경영 불안에 시달리던 한컴이 바뀌기 시작한 건 2010년 김 회장 취임 이후부터다.
인수 당시만 해도 김 회장이 한컴을 되살리고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부활시키기 보다는 외형 성장만 추구하고 기업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노릴 것이란 섣부른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김 회장은 M&A 후 소프트웨어 기업에 필수적인 연구개발(R&D)부터 크게 늘리며 제품 경쟁력과 기술력을 안정시켰다. 2007년과 2008년 한컴의 R&D 총액은 연간 60억~70억원 수준으로 매출의 15% 안팎에 그쳤으나 김 회장 취임 직후인 2011년엔 147억원 규모로 매출의 31.06%에 달했다.
제품 경쟁력과 기술력이 안정되면서 사업 다각화도 이뤄졌다. PC 기반의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주력으로 삼았던 것에서 벗어나 마스크 및 사물인터넷(IoT)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IT 환경 변화에 따라 모바일과 클라우드 기반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 마스크·IoT 신사업 '훨훨'
대표적 '효자' 자회사로는 2017년과 2014년 각각 인수한 업계 1위 한컴라이프케어(옛 산청)와 한컴MDS(옛 MDS테크놀로지)가 꼽힌다.
특히 한컴라이프케어는 기존 주력사업 분야인 소방용 개인안전장비의 안정적 매출 확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KF94 마스크를 비롯한 개인용 방역마스크가 국내외 약 2000만장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기존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 뿐만 아니라 신사업 분야인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에서도 전년 대비 큰 폭 성장을 이뤄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지난해 자체 연결기준 매출액 151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8.6% 급성장했다.
이번 '코로나 특수' 이전에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해온 국내 개인안전장비 업계 1위 한컴라이프케어는 공기호흡기 시장에서 독보적 기술력과 효율적인 생산 공정을 자랑해온 '알짜 기업'이다.
국내 1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내장형 프로그램) 기업인 한컴MDS도 작년 자체 연결기준 매출 1466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하며 한컴그룹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자체개발한 loT 플랫폼 '네오아이디엠'의 일본 수출 성과와 자율주행 개발SW를 통한 수익이 두드려졌다. 일본 유센이 loT 관리 영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지속적 수익 성장을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한컴MDS는 자체 개발한 블루투스 기반의 보안솔루션 '네오키매니저'와 고도화된 객체인식 및 영상처리 기술 기반의 자체개발 발열감지SW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자회사 뿐 아니라 한컴 본사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한컴오피스의 B2B, B2C 신규고객이 확대되고 비대면 서비스인 클라우드 오피스 '한컴스페이스'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다.
한컴오피스가 전체 사업 90%를 차지하는 한컴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1004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성장해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성장했다.
◇ 재난안전에 IT기술 접목한 '스마트시티' 사업 확대
한컴은 올해 클라우드 및 서비스 분야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컴 관계자는 "한컴스페이스가 지난해 정부의 'K-비대면 서비스 바우처사업' 재택근무 부문에, 코트라(KOTRA)의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과 시장성을 검증받은 만큼 국내와 해외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B2B 시장의 지속적 확대에 주력하며 KT와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NHN 등 클라우드 분야 파트너십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선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올해 1분기 오피스SW와 이메일·메신저·화상회의 등 다양한 업무 서비스를 망라한 통합 업무협업플랫폼 서비스 '한컴웍스'를 출시, 클라우드 사업분야를 집중 육성한다.
신사업 부문에서 가시적 성과도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반의 소방안전 플랫폼, 무인자동 화재감시 드론 등 실증사업 단계가 마무리되고 있는 만큼 재난 안전 및 생활안전 분야와 IT 기술의 접목을 통한 스마트시티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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