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도와주세요" 군인의 호소…하루만에 '메이플 용사'들이 구했다
- 송화연 기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가족 구성원이 급성 혈액암 진단을 받아 급하게 혈소판이 필요하다'는 누리꾼의 호소에 게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이 답했다. 하루가 채 되지 않아 환자에게 필요한 혈소판이 모였다.
22일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에 '혈소판 헌혈에 동참해달라'는 공지문을 게시했던 넥슨은 "용사님(메이플스토리 이용자를 지칭하는 말)의 성원으로 목표한 만큼의 혈액이 확보됐다"며 "따뜻한 마음에 감사하다"고 추가 소식을 전했다.
지난 21일 오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커뮤니티에는 '지정 헌혈이 필요하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자신을 군인이라 밝힌 게시물 작성자는 "친누나가 아침에 깨어나지 못해 병원에 가보니 급성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며 "현재 혈소판이 모자라 위급한 상태로 이번 주말이 고비다. 제발 한 번만 도와주시면 이 은혜를 잊지 않고 살겠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에는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 방금 막 헌혈을 하고 왔다' '지금 헌혈을 하러 이동 중이다' 등의 응원 댓글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게시물 작성자가 공개한 정보(환자명 등) 외에도 헌혈 전 주의해야 하는 사항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사진을 작업해 올리기도 했다.
헌혈 동참의사를 밝힌 또 다른 누리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혈액 부족 사태가 크다고 들었는데 얼마나 다급했으면 커뮤니티에 도움을 구했을지 마음이 아프다"며 "아침 일찍 혈소판 헌혈하러 가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헌혈자는 전년 대비 18만명 이상 줄었다.
넥슨은 더 많은 이용자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내용을 공지했다. 이날 오후 3시50분 기준 해당 공지글의 조회수는 15만4283회를 기록 중이다.
넥슨이 오후 2시56분 새롭게 추가한 내용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게시물 작성자는 필요로 했던 3일치의 혈소판을 확보했다. 24시간이 채 되지 않아 이룬 기적이다. 넥슨 측은 "당사자 가족을 통해 이번 주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혈액이 수급됐음을 확인했다"며 "용사님들의 많은 관심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의 이용자 헌혈참여 독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넥슨은 지난 2018년 출산과정 중 심한 출혈로 생사의 기로에 놓인 희귀혈액(Rh-) 산모를 돕기 위해 던전앤파이터 이용자에게 헌혈 동참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해당 공지를 확인한 전국·해외 던전앤파이터 이용자가 헌혈에 동참하며 산모도 무사히 고비를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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