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등 터지는 韓게임?…'텐센트 리스크' 불똥 우려
던파 모바일 중국 출시 기약 없이 미뤄지며 '짝퉁'까지 등장
텐센트 투자 받은 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도 예의주시
- 손인해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한국 게임산업의 리스크도 커지는 모양새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던파) 모바일' 출시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짝퉁'까지 등장하는가 하면, 텐센트 투자를 받은 한국 게임사는 불똥이 튈까 우려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포털사이트 소우스왕이 운영하는 앱마켓에 지난 22일 던파 모바일 게임이 업로드됐다.
이 게임은 던파 중국 퍼블리셔인 텐센트가 개발사로 명시됐으나 다운로드 받으면 던파 모바일과 관계없는 다른 게임이 설치됐다. 던파 모바일 출시가 미뤄진 상황에서 게임의 인기를 노린 '사칭 게임'이 등장한 것이다.
넥슨과 텐센트는 수습에 나섰다. 넥슨 관계자는 "텐센트를 통해 현지 게임이 올라온 플랫폼과 게임을 만든 개발사에 강경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앱은 삭제된 상태다.
던파는 매년 1조원의 매출을 내는 넥슨의 대표적인 '캐시카우'다. 현재도 중국 PC 게임 중 인기 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 12월 시작된 던파 모바일 사전 등록에는 6000만여명이 몰렸다.
던파 모바일 중국 출시 일정은 아직도 불투명하다. 당초 지난달 12일 출시 예정이었다가 출시 하루 전날 돌연 서비스 일정을 연기한 지 한 달이 훌쩍 넘은 것.
넥슨이 출시 연기를 알리면서 내세운 이유는 "미성년자 과몰입 방지 시스템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지만 업계에선 시스템 개발은 며칠이면 끝날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더구나 텐센트는 이미 지난 5월 게임 과몰입 방지를 위한 개발도구를 출시하고 자국 내 중소 게임사에 제공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이용자의 게임 이용시간에 따라 경고 메시지를 발송하는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이미 과몰입 방지 시스템을 갖춘 텐센트가 이를 이유로 출시를 차일피일 미루자 업계에선 중국 정부 차원에서 게임 출시를 막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여기에 최근 고조된 미중 갈등은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는다. 미국과 글로벌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실제 한국의 미국이 추진하는 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인 '사드 배치'에 반발해 2017년 3월 이후 한국 게임에 유통허가증인 판호 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던파 모바일은 이전에 판호를 받아 출시에 문제가 없지만 중국 정부가 과몰입 방지 시스템을 빌미로 압박을 가한다는 취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2~3년간 중국 기업이 벌이는 사업이 사이버 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다며 규제하고 있다. 화웨이와 텐센트의 위챗, 바이트댄스의 틱톡이 그 대상이다.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받은 국내 기업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역으로 미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 정부는 최근 텐센트가 투자한 미국 개임사들에 데이터보호에 대한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텐센트는 국내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중 하나인 넷마블 지분 17.55%를 보유한 3대 주주이자 '배틀그라운드(배그)'로 글로벌 히트를 친 크래프톤의 지분 13.2%를 가진 2대 주주다. 텐센트 관계사인 에이스빌을 통해 카카오게임즈 지분 5.63%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는 올해 어려울 거란 말도 있고 트럼프의 대선 결과가 나와봐야 알거란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텐센트가 투자한 기업까지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미중 갈등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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