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로 택시 결제?…카카오T도 '포인트 시대' 열리나

카카오택시 이용자가 T바이크도 이용…'락인효과' 극대화
택시업계 수락여부 미지수…"운전기사에도 적립혜택 검토"

카카오택시.ⓒ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카카오의 자회사이자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포인트 결제·지급 제도 도입을 검토하면서 메신저(카카오톡)에 이어 모빌리티(카카오T) 생태계에도 '포인트 시대'가 열리게 됐다.

신용카드가 아닌 자체 포인트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택시는 물론 공유 자전거·대리운전·주차 서비스 등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는 서비스 이용자들을 서로 묶는 '락인 효과' 극대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4일 특허청에 '카카오T포인트' 상표를 출원하고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T 안에서 이용자와 공급자들에게 혜택과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는 포인트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으나 추후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상표권을 먼저 출원했다"고 말했다.

포인트 제도가 도입되면 이용자들은 카카오택시·T바이크·대리운전·주차 서비스를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포인트는 현금으로 충전 가능하고, 카카오T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일정 비율만큼 적립해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카카오톡에서 '송금하기'와 같은 카카오T포인트 '선물하기'도 거론된다.

포인트 제도는 카카오T 내 여러 서비스를 하나의 '결제 수단'으로 묶어 모빌리티 이용자들을 카카오T 생태계 안에 가둘 것으로 보인다.

이미 택시앱 시장 1위 사업자인 카카오택시 이용자들이 카카오T포인트를 적립하면서 T바이크나 주차 서비스를 이용하는 식이다.

특히 지난해 3월 교통혼잡을 줄이고 2㎞~3㎞단거리 이동에 최적화된 단거리 이동을 위해 출시된 T바이크는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재 카카오T는 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시, 경기 위례 신도시, 인천 연수구, 전북 전주시, 경남 울산시에서 총 3000여대를 운행 중인데, 최근 국내 자전거 제작사 알톤스포츠와 23억8440만원 규모의 전기자전거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카카오T가 대도시에서 T바이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말이 나왔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카카오 브런치 제공)ⓒ 뉴스1

다만 카카오가 인수한 일부 택시회사를 제외한 택시 업계가 카카오T의 포인트 제도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맹택시업체에 과다한 수수료를 뜯어가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용자뿐 아니라 서비스를 공급하는 택시·대리운전 기사에게도 포인트 적립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도 카카오는 배차율이 높은 기사를 호출하는 '스마트 호출'의 경우 1000~2000원의 추가 이용료를 부과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을 택시기사들에게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대리운전 기사에게는 운행 요금에 수수료를 뗀 나머지 차액금을 통상 현금이 아닌 포인트로 지불한다. 스마트 호출 택시와 대리운전 기사가 받은 포인트는 모두 연결된 계좌를 통해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

택시 호출 플랫폼 후발주자인 '반반택시'는 이미 자동결제 요금의 최대 5%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제도를 지난 15일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단 심야에 목적지가 같은 동승자끼리 요금을 절반가량씩 나눠내는 '반반택시'를 이용하는 경우엔 포인트가 쌓이지 않는다.

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