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 사상 최대 24조원 시대에"…21대 국회, 씨마른 과학계 인사

미래한국당 조명희·이영까지 비례 단 2명 그쳐…ICT·게임으로까지 넓히면 정의당 류호정
선출직 중에선 이상민·변재일·윤영찬·양향자·김은혜 등

국회의사당. (뉴스1 자료사진)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오는 5월30일부터 4년간의 임기를 수행하는 제21대 국회의원 중 과학계 인사는 사실상 '전멸'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분야로 분류되는 과학분야의 경우, 선출직보다 각 당 비례대표 당선에 의지하지만 이번에는 비례대표에서도 과학인사가 당선권에서 비껴나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은 올해 20% 가까이 증액된 24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4·15총선(21대 총선) 비례대표 개표 결과에 따르면 각 당 비례대표 명단에서 '과학계 인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입성할 인물들은 한손에 꼽힌다. 선관위는 오후 5시로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비례대표 당선인 총 47명을 확정 공고한다.

먼저 미래통합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19석을 확정지은 가운데 이중 과학계 인사의 입성은 단 2명 뿐이다. 조명희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9번)과 카이스트(KAIST) 암호학 석·박사 출신의 이영 한국저작권보호원 이사(13번) 정도다. 이영 후보의 경우, IT·보안분야에서 일했다.

사실 비례대표에서의 과학분야 인사는 미래한국당에서 배출되는 이 2명이 전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17석을 확정지었는데, 이중 과학계 인사로 볼 수 있는 인물은 단 1명도 없다. 18번에 이경수 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국제기구 부총장이 있었지만 당선에는 실패했다.

범위를 ICT·게임으로까지 넓혀 양당을 포함, 정의당과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등을 모두 합해 살펴봐도 두 사람 외 비례대표 당선권에는 류호정 정의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1번)만 꼽힌다. 범위를 넓혔는데도 총 3명의 인원만이 집계되는 것이다.

그나마 선출직 중에선 눈에 띄는 인사들이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5선에 성공한 이상민·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계 인사'라는 타이틀이 달릴 수 있는 대표적 인물들이다. 이 의원의 경우, 지역구인 대전 유성구을에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위치해있는 등 과학기술계 전문 의원을 자처하며 활약해왔다. 변 의원은 7대 정보통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낸 ICT분야 전문가다.

21대 국회에 입성할 초선의원들 중에선 네이버 부사장을 지낸 윤영찬 당선인, 삼성전자 상무 출신으로 '반도체 전문가'로 불리는 양향자 당선인(이상 더불어민주당), KT전무를 지낸 김은혜 당선인(미래통합당) 등이 꼽힌다.

게임회사 웹젠 대표 출신이자 재선에 도전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은혜 당선인과의 경쟁에서 석패했다. 이번 정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유영민 전 장관(더불어민주당)도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패했다.

앞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총)에 따르면 지난 20대 총선에서 과학기술 관련 당선자는 29명이었다. 이중 지역구 당선자는 19명, 비례대표 당선자는 10명이었다.

특히 20대 총선 당시에는 비례대표 1번에 더불어민주당이 홍익대 수학과 교수 출신의 박경미 의원,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이 KT 상무 출신의 송희경 의원, 국민의당이 제12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한 신용현 의원을 배치해 화제가 됐었다.

국민의당은 당시 비례대표 2번에는 기초과학연구원 원장 등을 지낸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배치했었다. 이중 21대 총선에서 박경미 의원은 낙선했고 송희경·신용현 의원은 불출마했다. 오 총장은 지난 2018년 9월 제27대 서울대 총장 선거의 재선거가 결정되자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한 뒤 총장 선거에 뛰어들어 당선됐다.

6개 정당의 21대 총선 과학기술계 주요 비례대표 후보 명단. 2020.04.08.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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