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라이트만 "암호화상품이 암호화폐 시장판도 바꿀 것"

토큰커뮤니티즈의 알렉스 라이트만 대표 ⓒ News1 박지혜 기자
토큰커뮤니티즈의 알렉스 라이트만 대표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암호화폐 시장에서 '암호화 상품'(Crypto-commodity)이 새로운 투자트렌드로 떠오를 것이다."

알렉스 라이트만 토큰커뮤니티즈(Token Communities) 대표는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를 대체할 투자처로 '암호화 상품'을 꼽았다. 그는 현재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암호화폐 자금모집(ICO)에 투자하기보다 암호화 자산(Crypto Asset)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투자정보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investopedia)는 '크립토 상품'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실제 혹은 가상현실에서 매매 가능하고 대체 가능한 자산으로 정의하고 있다. 코모디티(Commodity)는 포괄적으로 상품이라 불리지만 '농업·광업의 제1차 상품', '미가공품'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자산'은 원자재, 수도, 전기같은 공공 자산을 의미하며, 이는 토큰화돼 가상세계에서 거래된다.

라이트만 대표가 말하는 '크립토 상품'은 현실에 존재하는 광물을 가상현실에서 토큰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토큰화하는 첫 광물로 '코발트'(Cobalt)를 선택했다. 코발트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스마트폰 배터리의 핵심 원료가 되는 금속이다. 50년~60년전 청동·니켈을 채굴했던 폐광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재가공하면 나온다.

전세계 코발트 69%는 콩고민주공화국에 매장돼 있다. 콩고는 이같은 독점을 이용해 지난 3년간 코발트 시세를 좌지우지하며 약 3배가량 금액을 올렸다. 치솟는 코발트 가격에 전기 배터리 사업을 준비하는 국내외 기업들은 외국 광산업체와 손을 잡고 코발트와 리튬, 리켈 등 원재료 수급에 나섰다. 하지만 코발트 확보는 어려운 상태다.

오랜 독재와 부정부패로 정치적인 불안정이 지속된 콩고는 '뒷돈'이 묵인되는 나라다. 이 때문에 뒷돈 거래가 불법인 미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와 기업들은 콩고와 사실상 무역하기 쉽지않은 상황이다. 반면 중국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약 100조원을 콩고에 투자해 코발트를 빨아들이고 있다. 본격적으로 '자원 확보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라이트만 대표는 "중국은 선전시에 대형 전기도시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데 여기서 전세계 코발트를 빨아들이면 2025년이면 코발트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전시는 드론,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 등 IT 스타트업이 모이며 지능형 하드웨어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며 "미국도 영국도 아닌 중국이 모든 미래 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그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이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발트가 필요한 기업들의 투자를 받아 중국 정부보다 빠르게 광산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코발트 광산 투자자들에겐 채굴되는 코발트만큼의 토큰을 배당한다. 이 코발트가 '크립토 상품'이 되는 것이다.

광산 1곳을 확보하려면 평균 4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한 번 투자하면 4년간 개발할 수 있다. 라이트만 대표는 "광산 확보를 위해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소수 기업이나 국가가 지급하기보다 여러 투자자를 모으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구매한 광산에서 채굴되는 코발트를 투자 금액에 비례해 코발트 혹은 토큰으로 분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초기 투자금액을 비슷한 수준으로 제한해 특정 기업이나 국가가 토큰을 독과점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에어비앤비'(Airbnb)나 '우버'(Uber) 같은 공유경제는 중앙에 의해 운영되지만, 크립토 상품은 중앙 규제기구가 없는 탈중앙화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기존 공유경제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라이트만 대표는 투자받은 토큰 가운데 일부를 콩고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파헤쳐진 광산을 원래대로 복구해주거나 교육사업, 의료시설 지원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환원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종의 사회공헌 활동을 하겠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그는 "남한과 북한이 통일될 경우, 북한의 풍부한 자원을 토큰화해 전세계적으로 판매한다면 통일비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알렉스 라이트만은 미국 금융자문회사인 토큰커뮤니티즈 대표로, 미국 내 20개 이상의 블록체인, 암호화폐 기업들의 고문으로 활동했고, 미국과 멕시코 정부 및 NATO를 위한 국가혁신 계획과 기술전환 계획을 작성한 바 있다.

hwa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