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과학]달리는 자전거는 왜 쓰러지지 않을까?

2일 오전 경북 포항시 힐링 바이크 회원들이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형산강 자전거길을 달리고 있다.2018.9.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한층 선선해진 날씨. 가을냄새 머금은 산들산들한 바람을 느끼기엔 자전거 타기만큼 좋은 게 없다. 전신운동을 겸하며 한여름 무더위에 지쳤던 몸을 가볍게 만들 수 있는 자전거, 실은 여기에 많은 과학기술이 숨어있다.

우선 바퀴를 살펴보자. 둥근 바퀴가 움직이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때 바퀴에는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관성이란 한번 움직인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고 하는 성질을 말한다. 이를테면 공을 던졌을 때 공은 손을 떠났지만 계속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다.

자전거의 경우, 바퀴가 처음 회전하기 시작하면 일정한 방향으로 계속 회전하려는 성질이 생긴다. 서있는 자전거와는 다르게 움직이는 자전거는 옆으로 쓰러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관성 때문이다.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작은 힘으로도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전거에 첫 힘을 가할 때를 보자. 이때 페달을 상하로 밟으며 바퀴의 움직임을 유도한다. 여긴 '지렛대의 원리'가 숨어있다. 페달을 밟으면 페달 안쪽 톱니바퀴가 작은 원운동을 통해 큰 자전거 한 바퀴를 돌리게 된다. 즉 힘을 주는 쪽은 움직임이 크고 힘이 작용하는 쪽은 움직임이 작은 지렛대의 원리인 것이다.

자전거에는 '기어' 기능이 있다. 이 기어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려고 하는 길이나 상황에 따라 여러 톱니바퀴를 고를 수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지렛대의 원리다. 이를테면 멈춰있다가 다시 움직이려고 할 때는 큰 힘이 필요해 앞바퀴와 뒷바퀴에 있는 톱니바퀴 크기의 차를 줄인다. 달리는 상황에서 더욱 속도를 내고 싶다면 톱니바퀴 크기 차이를 크게 한다.

빠르게 달리다보면 잠시 쉬어가야 할 때가 있다. 이땐 자전거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대다수 자전거 브레이크는 마찰을 이용한다. 자전거를 멈추기 위해 바퀴 가운데 부분이나 금속으로 된 부분의 바깥쪽에 마찰을 준다.

초기의 자전거는 앞바퀴와 뒷바퀴의 차이가 매우 컸다. '오디너리'(Ordinary) 또는 '큰바퀴 자전거'(High wheeler)로 불린 이 자전거들은 앞바퀴가 뒤바퀴보다 기형적으로 컸다. 페달이 앞바퀴에 직접 붙어 있어서 바퀴가 클수록 더 멀리 나가는 게 가능했다. 평지에서 엄청난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 다만 큰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배부영 국립과천과학관 연구사는 "자전거가 움직이는 원리 속에는 과학이 숨어 있다"면서 "자전거 기어, 체인, 브레이크 모두가 과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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