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평창올림픽 통신망 훼손한 SKT 고소…SKT "단순실수"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내년 2월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공식 통신파트너사로 KT가 구축한 통신망을 SK텔레콤이 훼손한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실수이자 단순 해프닝"이라며 무마하려는 입장이지만 KT는 "국가적 대사를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협력사 직원들은 지난 10월 31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있는 KT 소유 통신시설 관로를 훼손해 광케이블을 연결하려다 적발됐다.

당시 KT 직원들이 광케이블 연결 작업을 진행하려다가 자신들의 소유가 아닌 케이블이 연결됐는데, 확인해보니 SK텔레콤의 케이블이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KT는 지난달 24일 업무방해죄와 재물손괴죄로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SK텔레콤 및 협력사를 고소한 상태다.

KT는 "세계적인 축제이자 국가적 대사인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해당 케이블이 매설된 곳은 국제방송센터(IBC) 부근이다. 이곳은 평창 올림픽 중계를 위해 전세계 곳곳에서 모인 방송사들의 현장 생중계와 뉴스 전달 등을 담당하는 곳으로 빠르고 정확한 통신서비스가 필수적인 시설이다.

KT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주관방송사 OBS와 공급계약을 맺고 총 333㎞에 달하는 광케이블을 2015년 9월부터 설치해왔다.

광케이블은 외부 충격과 기후변화 등에 취약해 지중화 작업이 필수적인데 KT는 지중화 작업까지 마쳐 해당 통신망 관로 구축을 완료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외관안에 보통 4~5개가 있는 내관 하나를 절단해 자사의 광케이블을 심었다 KT로부터 적발된 것. 지중화 작업까지 마쳐놓은 통신설비를 절단까지 한 것은 상도의를 넘어 고의가 아니냐며 KT는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또 KT는 만약 올림픽 개막 직전까지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경우 평창 올림픽의 통신망과 방송 중계망에 차질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SK텔레콤은 현장 작업자의 단순 오해이자 실수라는 입장이다. 얇은 광케이블은 4~5개의 관로 속에 삽입된다. 관로는 두꺼운 외관과 얇은 내관으로 구성된다. SK텔레콤은 관로 외관이 IBC 소유이기 때문에 올림픽조직위의 허가를 얻어 광케이블을 포설했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케이블 작업을 할 당시에는 내관이 분명 비어있어서 자사의 케이블을 설치했다"면서 "뒤늦게 KT 소유라는 것을 알고 케이블을 제거하는 등 후속 조치까지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적발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KT의 주장과도 배치되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자신들이 협력사와 함께 무단 침입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공식 통신파트너는 KT이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이 모두 고객에게 빠른 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해 조직위원회의 허가를 받고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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