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 시리즈 가격 4년 만에 올렸다"…삼성전자의 힘
기능개선에도 전작 노트5, 80만원대까지 낮췄던 삼성의 '설욕'
- 박희진 기자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최초 홍채인식 도입, 강화된 S펜 기능, 방수·방진 기능, 엣지 디자인 적용, 64GB 대용량, 배터리 용량 확대 등 최강 '스펙'(사양)으로 무장한 삼성전자의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국내 출고가가 98만8900원으로 정해졌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전작 갤럭시노트5의 동일 용량 보다 2만3100원 비싼 가격이다. 2011년 갤럭시노트를 첫 출시한 삼성전자가 신제품 가격을 올린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수요가 예전같지 않은 상황에서도 진일보한 기술혁신에 맞게 가격을 과감하게 올리며 상반기부터 '갤럭시 효과'를 누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저력을 과시했다.
4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국내 출고가가 98만8900원이며 오는 6일부터 예약판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출고가는 제조사 삼성전자와 이동통신3사의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공식 출시일은 오는 19일이다.
2011년 출시된 첫 갤럭시노트의 국내 출고가는 95만7000원(이하 32GB 기준)이었다. 후속모델 '갤럭시노트2' 출고가는 108만9000원으로 뛰었다. '갤럭시노트3' 출고가는 106만7000원으로 여전히 100만원을 넘었지만 전작대비 2만원 이상 낮아졌다. 2014년 출시된 갤럭시노트4는 95만7000원으로 출고가가 100만원 밑으로 내려갔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5는 89만9800원으로 전작에 비해 5만7200원이나 떨어졌다. 갤럭시노트5는 전작대비 기능이 대폭 개선됐지만 노트시리즈 중 유일하게 '80만원대 제품'에 이름을 올렸다.
후속작인 갤럭시노트7는 32GB 모델은 없이 64GB 제품으로만 출시된다. 출고가는 98만8900원으로 전작 동일 용량에 비해서도 2만원 넘게 비싸다. 노트시리즈 신작 가격이 전작대비 오른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전세계적인 시장 정체기에도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은 판매에 대한 자신감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노트7은 2011년 '야심작' 갤럭시노트를 처음 내놓으면서 '대화면'과 'S펜' 탑재로 패블릿(폰+태블릿) 시장을 개척한 삼성전자 노트시리즈의 6번째 제품이다. 6번째 모델이지만 6 대신 7을 넣었다. 상반기에 출시된 '갤럭시 S7'과 숫자를 통일하기 위해서다.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갤럭시S7' 시리즈의 판매 열기를 잇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관건은 가격이었다.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수요가 예전같지 않다. 게다가 국내는 2014년 10월 도입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치열한 지원금(보조금) 경쟁이 사라져 소비자의 실구매가 부담이 높아져 고가의 프리미엄폰 시장 경기도 한풀 꺾인 상태였다.
이때문에 '미스터 갤럭시' 신종균 사장에 이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새로운 수장이 된 고동진 사장의 취임 이후, 첫 작품인 갤럭시S7시리즈가 기능을 대폭 보강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전작대비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7은 32GB 용량이 83만6000원으로 전작 갤럭시S6 (85만8000원)보다 2만원 가량 저렴하다.
반전이 시작됐다. 갤럭시S7 시리즈가 전작의 잇단 판매부진을 딛고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 갤럭시S7은 1분기 1000만대, 2분기 1600만대가 팔려 상반기 누적 판매량이 26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총 77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시장점유율 21.4%로 1위를 차지했다.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고 시장점유율은 0.1%포인트 늘었다. '갤럭시S7 효과'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1,2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 2분기 전체 영업이익 8조1400억원의 절반이 넘는 4조3200억원이 IM(IT·모바일) 사업부에서 나왔다.
주가도 150만원대로 성큼 뛰었다. 120만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이날 현재 15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 대비 20%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가 기록한 사상 최고가는 2013년 1월4일 장중 기록한 158만4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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