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스타' SK컴즈 결국 팔렸다…지분이슈 해소(상보)

SK플래닛, SK컴즈 1705억에 종합엔터사 IHQ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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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희진 주성호 기자 = "SK그룹에 남느냐 vs 팔리느냐"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에 따른 지분 이슈로 SK그룹에 남을지, 매각될지 기로에 섰던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결국 매각됐다. '원조 SNS'로 유명한 싸이월드로 한때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 '스타급' 인터넷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SK컴즈는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후발주자들에게 시장을 뺏기며 악화일로를 걷다 종합연예 엔터테인먼트사 IHQ에 팔린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SK플래닛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SK컴즈 지분 51%를 IHQ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1705억원 규모다.

현재 SK플래닛이 보유중인 SK컴즈 지분율은 64.54%로 이번 매각으로 보유 지분은 13.54%로 줄었다.

SK플래닛은 SK컴즈 지분 매각대금으로 IHQ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5713만주를 획득한다. 이로써 SK플래닛은 IHQ의 지분 28.5%를 획득, 2대 주주로 올라선다.

이번 지분교환 결정에 대해 SK플래닛은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위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조정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IHQ 측도 "온라인사업 영위를 위한 투자 및 내부사업과의 시너지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SK컴즈는 현재 국내 3위 포털사이트 네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IHQ는 연예 매니지먼트, 드라마·영화·음반 제작 등을 총괄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현재 배우 김우빈, 장혁, 김유정, 김소현, 가수 박재범 등이 소속돼 있다. 최근 제작한 영화로는 장혁 주연의 '감기'가 있고 지난 6월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차여사'도 IHQ가 제작했다.

SK플래닛이 SK컴즈를 매각하게 된 실질적인 이유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 때문이다. 2007년부터 지주사 체제를 갖춘 SK그룹은 공정거래법상 SK그룹 지주회사 SK의 손자회사인 SK플래닛은 증손회사인 SK컴즈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SK컴즈 모회사로 지분 64.5%를 보유한 SK플래닛은 9월까지 SK컴즈의 지분 100%를 확보하거나 현재 보유한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 SK컴즈는 100% 매입 대신 매각을 추진해왔다.

SK플래닛은 "이번 지분 교환은 SK컴즈의 성장발전을 고려하면서 SK플래닛의 글로벌 커머스 사업자로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동아시아, 유럽, 미국 등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포함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컴즈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싸이월드, 네이트온 등으로 인터넷기업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떠오르는 모바일 시장 대응에 실패하면서 고전해왔다. 실적은 2013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3년 SK컴즈의 연 매출액은 1282억원이었지만 지난해 939억원으로 27% 가까이 감소했다. 올해도 상반기 매출액 4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7억원 대비 63억원 줄어들었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53억원이다.

실적 부진에 SK플래닛은 사업성과 잠재가치고 없다고 판단하고 결국 매각을 결정했다. 당초 SK플래닛은 SK컴즈을 흡수합병하기 위해 인력 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SK플래닛 입장에서는 이번 매각으로 '애물단지'를 벗어던진 셈이다. 대신 IHQ 지분을 확보해 콘텐츠 분야를 보강하게 됐다.

IHQ의 최대주주는 씨앤앰으로 지분 39.45%를 보유 중이다. 씨앤앰 자회사인 씨유미디어와 IHQ가 합병하면서 지난 3월 합병신주를 배정받아 최대주주가 됐다. IHQ의 지난해 매출액은 757억원이고 영업이익은 108억원이다.

2br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