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것 같은 중고가 낫다? 디지털기기도 재테크 시대

<사진제공 : 팝니다닷컴>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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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비즈팀 조은순 기자 = 자원낭비로 인한 쓰레기의 범람과 환경오염이 큰 문제다.

그중에서도 심각한 것은 전자쓰레기.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자주 업그레이드하고 교체하는 바람에 단기간 내 '구식'이 되어버린 디지털 기기들은 그대로 전자쓰레기로 전락, 플라스틱 쓰레기보다 해로운 환경적 문제를 만들고 있다.

특히 IT 선진국으로 꼽히고 있는 우리나라는 진보된 성능의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 기기를 빠른 속도로 출시하고 있다. 출시돼 판매되는 전자기기 양만큼 전자쓰레기 배출량도 엄청난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시민의 전자쓰레기 배출량은 연간 약 12,500톤으로 소각, 매립할 경우 상당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납중독과 같은 건강상 문제점들이 발생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전자쓰레기 대부분은 소각, 매립하기 아까울 만큼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중고제품'으로 인식되는 리퍼비시, 전시, 렌털 상품들은 제품 개봉 후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미사용품이거나 매장에 진열해놓았다가 회수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외관부터 품질까지 '새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상품들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전자쓰레기 문제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물론 갈 곳 잃은 전자기기에 사용처를 제공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리퍼 노트북 등 고성능 전자기기를 장만하는 '디지털 재테크' 문화가 주목받는 이유다.

신개념 디지털 라이프로 꼽히고 있는 '디지털 재테크(이하 디테크)'는 제품의 기능적인 부분을 겨우 2~3개월 동안 경험해보기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디지털 기기 구매에 투자하는 얼리어답터의 불합리성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테크에 이용되는 제품들은 사용자의 손때가 묻은 상품을 다른 이에게 넘겨준다는 느낌이 강한 일반적 중고상품보다 뛰어난 제품력을 자랑하지만, 가격은 신품보다 훨씬 저렴하다.

특히 노트북 신품을 구매할 경우, 개봉할 수 없어 직접 물건을 확인하지 못하고 소위 '뽑기'가 잘 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고품질 리퍼 노트북은 직접 개봉하여 이상 유무를 충분히 확인한 후에 구매할 수 있어서 오히려 제품 품질이 보장된다고 볼 수도 있다.

인식만 조금 변화한다면 몇 개월 새 순식간에 하락한 제품 가격에 억울함을 느끼는 일도 없으며 자원낭비는 물론 경제적 낭비도 줄일 수 있는 것.

다만 이러한 디테크가 자원 선순환을 위한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이를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업체도 있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AS도 가능하며 온·오프라인 매장 모두 활성화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팝니다닷컴' 백건일 대표는 "새로운 디지털기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디테크로 가치가 높은 제품들도 오래지 않아 큰 할인율을 적용해 저렴한 가격대에 중고제품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 "고성능 IT기기 사용 욕구가 강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비용부담 등 여러 장점으로 활용도가 높은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