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야사]"응답하라1973", 광고 속 휴대폰 변천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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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재경 기자 = "나는 지금 진짜 셀룰러폰을 전화를 걸고 있다네. 휴대폰 말일세."

1973년4월3일, 미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옆 도로. 많은 차량들 속에 한 중년 남성이 벽돌만한 직육면체 덩어리에 소리를 질러댔다. 2파운드(900g)짜리 전화를 들어 연결 버튼을 눌렀고, 처음엔 잘못 걸렸던 신호는 이내 상대방을 제대로 찾아갔다. 당시 모토로라 선임 기술자였던 마틴 쿠퍼가 라이벌이자, 벨 연구소 소장이었던 조엘에게 건넨 이 첫 마디는 인류 최초의 휴대폰 통화로 저장됐다.

올해가 벌써 불혹(不惑) 이다. 근래 인류 역사를 가장 많이 변화시킨 전자제품으로 꼽히는 휴대폰 나이다. 휴대폰 탄생은 40년 전이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상용화까진 10년이란 시간이 더 필요했다.

세계 최초 상용화폰은 1983년 모토로라에서 내놓은 '다이나택8000X'다. 30개의 전화번호 저장과 방전 후 충전까지 10시간이나 걸렸지만,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 자동차나 집이 아닌 야외 무선통화가 가능했다는 점에선 혁명에 가까웠다.

우리나라에 휴대폰이 들어온 건 이듬해인 1984년.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 자회사인 한국이동통신서비스가 카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다. 하지만 수 백만 상당의 고가로, 부의 상징이었던 만큼 주변 휴대폰 이용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30년 전,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던 휴대폰이 현재 온 국민의 생활필수품으로 탈바꿈한 데는 광고 역할도 컸다. 시대상과 신제품 특성을 반영,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을 자극시키는 데는 광고만한 도우미도 드물었다. 휴대폰 광고 변천사 속으로 들어가봤다.

1980~90년 휴대폰 도입 시절, 단가가 비쌌던 만큼 이용 계층도 제한적이었다. 그 시절, 휴대폰 광고가 사업 성공의 파트너로 휴대폰을 치켜 세우면서 비즈니스맨 타깃에 올인했던 이유다.

'초를 다투는 비즈니스의 세계, 신속한 통화만이 성공을 약속합니다'란 카피와 함께 나온 삼성전자 휴대폰 'SH-500' 광고(1991년)가 대표적이다. 차를 등에 댄 건장한 남성의 휴대폰 통화 모습을 두 명의 남성이 부러운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림이다.

휴대폰 초창기 광고가 제품 가격과 비즈니스맨에 맞춰졌다면, 이후 광고 컨셉은 초소형 및 초경량 등으로 모아졌다. 휴대폰 가격이 하향화되면서 부담스러웠던 단말기 자체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게 포인트였다. 1990년 후반 들어선, 휴대폰 무게는 지포 라이터 수준까지 떨어졌다.

휴대폰 광고가 역동적으로 변한 건, 2000년대부터다. 급격하게 진화된 휴대폰 성능 알리기에 주력해야만 했다. 감성적인 음악과 댄스가 결합된 뮤직비디오까지 휴대폰 광고에 스며들었다. 제품과 휴대폰 자체 브랜드 광고를 위해 만들어진 음악이나 영화 등을 패러디한 소재도 등장했다. '롤리팝'이나 '애니모션', '초콜릿폰'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때가 휴대폰 전성기로 진입한 시기였다. 우선 흑백에서 컬러 화면이 도입됐으며 인터넷 탑재로 통신이나 채팅은 물론, 영화감상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겉옷도 터치스크린에,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갈아입었다. 급기야 아이폰의 출몰(2007년)과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의 물꼬도 텄다.

휴대폰 광고는 2010년대 들어선, 또 한번의 변신을 시도한다. 한층 더 똑똑해진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에 맞춰, 가능한 많은 기능을 알리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기능들을 사용 방법 등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알리려는 컨셉 광고(예:아이폰4)까지 등장했다. 특정 기능만을 부각시키기 위해 구성됐던 종전 광고 형식과는 달랐다.

그런가 하면, 휴머니즘을 녹여낸 스마트폰 광고(예: 갤럭시S3, 갤럭시S4)도 눈에 띄고 있다. 스마트폰이 진정으로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한다는 컨셉에서 나온 산물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벽돌폰'부터 시작된 휴대폰 광고의 새로운 시도는 향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3세대(3G) 보다 5배나 빨라진 롱텀에볼루션(LTE) 시대 도래 등 여전히 기술적인 발전이 진행 중인 데다, 모바일 미디어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휴대폰 광고 역시 여기에 맞게 변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heo0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