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회장 압수수색…檢 '결정적 단서' 포착?
검찰, 10시간 넘게 서초 사옥 고강도 압수수색…단서 포착 추측도
- 지봉철 기자
(서울=뉴스1) 지봉철 기자 = "이제 또 시작인가."
KT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실시된 22일, 술렁이는 분위기 속에 삼삼오오 모여 연방 담배만 피워대던 서초 사옥의 직원들은 '이석채 회장 압박용 조사'라는 회사 안팎의 분석에 자조하듯 말했다.
이들은 또 "정권교체기마다 매번 되풀이되고 있는 이런 상황이 정말 답답하다"고 했다. KT와 검찰은 부인했지만 이처럼 시장은 이미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장장 10시간이 넘게 압수수색을 벌여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하는 한편 준비했던 이삿짐용 상자 20개 중 5개 정도를 압수물로 채웠다.
청와대가 이 회장에게 조기 사퇴 의사를 타진했다고 언론에 알려진지 약 한달여 만이다. 한 직원은 "민영화된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런식으로 사장이 교체되야 하나…"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특히 오후들어 이 회장의 출국금지 조치 소식이 전해지자 KT의 충격은 더 컸다. 이 회장은 이번 주말부터 아프리카 르완다 출장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이 회장이 오는 28일(현지시간)부터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Transform Africa Summit)'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인데 만약 이 회장이 불참한다면 외교적으로도 큰 결례"라며 "이 회장 출국금지로 KT에 대한 글로벌 신뢰감이 무너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 광화문 사옥에도 검찰이 닥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술렁였다. 특히 한때 행방이 묘연했던 이 회장이 이날 오전 서초사옥에 출근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자들의 관심도 이곳으로 쏠렸다. 실제로 주차장이 있는 서초 사옥 후문은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촬영을 막으려는 회사측과 기자들과의 가벼운 실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맞은편에는 소식을 듣고 구경하러 나온 KT 피해자모임 대표 등 시민 20여명이 스마트폰으로 현장 모습을 촬영하거나 삼삼오오 모여서 나름대로 생각을 나눴다
오후 6시30분쯤 되자 서초 사옥 후문으로 압수물들이 차례대로 나왔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지금 나오는 압수물은 보도용 일부라며 아직 일부 검사들이 회사에 남아 압수수색을 계속하고 있다"며 "자정까지도 갈 거 같다"고 귀띔했다. 실제로는 10박스 정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압수물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고 보면 결국 이날 상자에 담긴 하드디스크와 서류 등이 이 회장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jan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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