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불가' 자청하는 게임업계, 왜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 News1
"고객이 왕?"
시장경제의 기본원리인 이런 말이 간혹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요즘 게임업계가 그렇다. 이른바 '돈 안되는'고객을 줄이려는 디마케팅(de-marketing)의 현장이다.
18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이용 등급을 15세 이용가에서 '청소년이용불가'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만 18세 미만 청소년들은 리니지 게임에 새롭게 가입할 수 없게 됐다. 기존 사용자들은 4월 3일부터 계정이 일시 정지된다. 흥행을 위해 특정 장면을 빼거나 다듬어 등급을 낮추려는 여느 게임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엔씨소프트 측은 "고객들의 눈높이에 부합하고 콘텐츠 창작 영역을 확대해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향후 업데이트될 새로운 스토리와 내용에 맞게 콘텐츠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일부 폭력적인 부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공익을 명분으로 디마케팅을 도입하는 것도 추세다. 온라인게임 '아키에이지'를 운영하는 엑스엘게임즈도 최근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2만여개의 계정을 영구삭제했다. 우량고객 기반을 강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이른바 불량고객을 털어낸 셈이다.
앞서 라이엇게임즈는 악의적이고 상습적인 비매너 플레이어에 대한 제재 조치를 강화했다. 정도가 심한 사용자에 대해 '즉시 영구 이용제한'이란 제재조치를 내리고 있다. 또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동일 명의의 모든 계정에 대한 이용제한과 회원가입 제한까지 하는 강력한 제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서는 셧다운제 등 정부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회원 '수'보다는'질'에 관심을 돌리는 추세가 굳어지고 있다"며 "언뜻 보면 '고객을 차버리는 행위'로 보이지만 우량고객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디마케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jan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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