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썼나 잡을 수 없었다"…넥슨, 코딩대회서 AI 사용 허용
정답 맞히기 대신 AI 활용해 전략 설계…"코딩 경험 적어도 예선 통과"
베트남 학생 10명도 본선 참가…"다른 국가로 글로벌 확대 고민"
-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인공지능(AI)이 기존 스타일의 알고리즘 문제를 너무 잘 풉니다. 학생들이 AI를 썼는지, 안 썼는지 판단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요. 그렇다면 차라리 AI 활용을 풀고 대회를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진호 넥슨코리아 알고리즘연구팀 팀장은 넥슨의 프로그래밍 대회 NYPC를 올해 전면 개편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NYPC는 정해진 답이 있는 알고리즘 문제를 얼마나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코딩하는지를 겨루는 대회였다. 올해부터는 생성형 AI 사용을 허용하고 게임 형태의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바꿨다.
참가자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코드를 만들고 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 대신 여러 AI를 동시에 사용하거나 AI를 병렬로 가동해 여러 답을 만든 뒤 골라내는 방식 등은 금지된다.
문제도 AI가 곧바로 답을 내놓기 어렵게 설계했다.
김 팀장은 "AI가 한 번에 답을 구할 수 없는 형태로 문제를 많이 가공했다"며 "AI를 활용하더라도 참가자가 AI를 어떤 방향으로 이끄느냐에 따라 성적이 갈리도록 문제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루키 트랙에서는 참가자가 캐릭터를 움직여 보이지 않는 맵을 탐색하고 코인을 얻거나 장애물을 피하도록 프로그램을 만든다. 사람이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는 게 아니라 참가자가 작성한 코드에 따라 캐릭터가 움직인다.
대학생 팀이 참여하는 마스터 트랙은 전략 게임과 비슷하다. 자원을 모아 건물과 유닛을 만들고 상대 기지를 공략해야 한다. 본선에서는 자신의 캐릭터 주변만 볼 수 있어 상대 전략을 모두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대응 방식을 계속 바꿔야 한다.
대회 방식이 바뀌면서 코딩 경험이 많지 않은 참가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자연어로 AI에 원하는 작업을 지시해 코드를 만드는 이른바 '바이브 코딩'을 활용한 참가자도 예선을 통과했다.
김 팀장은 "예전에는 알고리즘을 공부한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겨루는 대회에 가까웠지만 올해는 프로그래밍을 많이 배우지 않았던 학생도 AI와 함께 문제를 풀면서 예선을 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진 넥슨재단 국장도 "NYPC는 이제 단순히 코딩을 잘하는지를 보는 대회가 아니다"라며 "문제를 정리하고 전략을 세운 뒤 해결해 나갈 의지가 있다면 겁먹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저변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게임 회사로서 넥슨이 가진 강점으로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전략, 협업 등 게임의 특징을 활용한 문제를 통해 미래 세대가 다음 세대를 살아갈 힘을 키워나가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NYPC는 올해 처음으로 베트남 대학생에게도 참가 자격을 열었다. 글로벌 확대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범 단계다.
넥슨 게임을 서비스하지 않는 국가인 만큼 현지에서 회사와 대회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학교를 직접 찾아 설명회를 열며 참가자를 모집했다.
최 국장은 "베트남 참가자들의 비자를 받는 데 최소 한 달 이상 걸리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국 10명이 모두 한국에 왔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베트남 학생들도 NYPC에 흥미를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구체적인 국가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다른 국가로의 글로벌 확장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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