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AI 비서 된다"…SKT가 '모두의AI'에 전화를 택한 이유

[인터뷰]조현덕 SKT 에이닷전화 담당
AI가 전화 대신 걸고 받아 예약·이동까지…10월 베타 서비스

조현덕 SKT 에이닷전화 담당.(SK텔레콤 제공)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통신사로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전화로 인공지능(AI)을 구현하려고 합니다. 로밍 서비스 '바로'부터 에이닷전화까지 운영해온 SK텔레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SK텔레콤(017670) SKT타워에서 만난 조현덕 SK텔레콤 에이닷전화 담당은 오는 10월 베타로 선보일 '모두의 AI'의 차별점으로 '전화'를 꼽았다.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거나 새로운 사용법을 익히지 않아도 누구나 익숙한 전화와 문자로 AI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모두의 AI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사업자는 국산 AI 모델을 활용해 범용 AI 챗봇을 비롯해 공공·특화 AI 에이전트 등을 개발한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이 개발하는 모두의 AI는 이용자의 요청을 받아 답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획 수립부터 실행, 결과 확인까지 이어지는 '실행형 AI'를 지향한다. 대화와 이용자의 맥락을 이해해 필요한 정보를 제안하고 실제 행동까지 대신하는 것이 목표다.

조현덕 SKT 에이닷전화 담당.(SK텔레콤 제공)
"연결하던 전화, 이제 고객 이해하고 대신 실행"

SK텔레콤이 AI의 주요 접점으로 주목한 것은 전화와 문자다.

조 담당은 "예전 전화와 문자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데 핵심 가치를 뒀다면 이제는 AI 시대로 가고 있다"며 "연결을 넘어 고객을 이해하고 요청받은 일을 실제 실행해 완결하는 수단으로 전화를 재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화와 문자는 AI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디지털 소외계층의 AI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에이닷전화 활성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지만 SK텔레콤은 앱만으로는 이용자층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 담당은 "에이닷전화도 활성 이용자가 1000만명이 넘지만 '1000만명도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다"며 "전 국민을 위한 AI라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했고, 전화와 문자를 활용하면 앱 설치나 단말 등에 따른 제약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우선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하고 필요한 일을 처리하는 서비스를 구현한다. 장기적으로는 사람의 개입 없이 AI 에이전트끼리 직접 통화하는 방식도 염두에 두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걸려오는 전화를 대신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에게 필요한 시점을 AI가 판단해 먼저 전화를 걸고 필요한 일까지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조 담당은 고령의 부모를 둔 자녀의 상황을 예로 들었다. 부모가 병원을 예약했지만 자녀와 부모 모두 일정을 잊었다면 AI가 먼저 전화를 걸어 병원 방문을 알려주고 필요한 택시까지 예약하는 식이다.

병원이나 교통편을 찾아 예약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결제까지 이어지는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에는 신한카드와 하나카드가 참여하고 있다. 조 담당은 기차표 예매 등을 예로 들며 검색부터 예약·결제까지 AI가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결제 방식과 구현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조현덕
수년간 쌓은 통화 기술 활용…"대화 끊기지 않는 게 관건"

SK텔레콤은 전화 AI의 경쟁력으로 그동안 축적한 통화 서비스 운영 경험을 내세웠다. 로밍 통화 서비스 '바로'부터 에이닷전화까지 실제 통화 환경에서 음성·통화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최적화해온 경험을 모두의 AI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전화 AI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적 과제 중 하나는 사람이 실제 통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대화를 구현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말을 끝낸 시점을 빠르게 알아채 음성을 문자로 바꾸고, AI가 맥락을 파악해 답변한 뒤 다시 음성으로 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상대방이 말을 시작하고 끝내는 시점을 감지하는 음성 활동 감지(VAD·Voice Activity Detection) 기술 등을 고도화하고 있다.

조 담당은 "상대방이 어느 정도 말을 하지 않으면 '말이 끝났구나'라고 빠르게 판단해 STT를 작동시키고 LLM에 넘겨야 한다"며 "이런 내부 알고리즘을 전화 환경에 맞게 튜닝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AI의 응답시간을 약 1~1.5초 수준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 담당은 "2초를 넘어가면 이용자가 대화 흐름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며 "대화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 수준까지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잡음이나 에코, 이용자와 AI가 동시에 말하는 상황 등 실제 통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SK텔레콤은 통화 품질 평가 지표인 MOS(Mean Opinion Score)를 기준으로 AI 에이전트 통화에서도 5점 만점에 4점 이상을 충족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오는 10월 베타 서비스에서는 AI가 전화를 대신 걸고 받는 기능을 시범적으로 선보인다. 12월에는 두 기능의 완성도를 높여 대고객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전화와 문자에 국한하지 않는다. 앱과 웹까지 연결해 이용자가 어떤 경로에서도 같은 AI 에이전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 담당은 "전화와 문자를 AI를 사용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일 뿐"이라며 "최종적으로는 앱과 웹, 전화, 문자 등 모든 경로에서 AI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smk503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