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10원에 콘텐츠 값 7원…쇠퇴기 케이블TV 정책 바꿔야"
SO 영업익보다 방발기금 더 내…콘텐츠 비용 부담도 가중
"단기 비용 낮추고 장기 수익원 발굴…공적 기능은 유지"
- 이민주 기자
(광주=뉴스1) 이민주 기자 = 케이블TV 산업이 쇠퇴기에 접어든 만큼 성장기에 만들어진 정책과 규제 체계를 산업 현실에 맞게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단기적으로 콘텐츠 사용료와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등 비용 부담을 낮추고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언론학회는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케이블TV의 위기극복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 패러다임 개편 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후원했다.
발제를 맡은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케이블TV 산업이 가입자 감소와 방송사업 수익성 악화 등으로 구조적 위기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에 따르면 케이블TV 본업인 방송사업 부문에서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반면 지상파·종편·CJ ENM 등 콘텐츠 사업자에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는 최근 수신료 매출의 약 70%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 위원은 "콘텐츠 사용료가 최근 수신료 매출 대비 약 70% 수준까지 올라왔는데 특정 투입 요소의 비용 부담률이 70%까지 올라간다는 것은 정상적인 수준은 아니다"며 "케이블TV 사업자가 어려운 국면을 맞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콘텐츠 비용 부담은 커지는 반면 가입자 감소로 SO의 시장 영향력과 협상력은 약해지고 있다. 이 위원은 산업의 생애주기가 성장기에서 쇠퇴기로 바뀐 만큼 정책 방향도 이에 맞춰 전환해야 한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콘텐츠 대가와 방발기금 등 비용 부담을 낮추고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과 투자 여건 조성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의 생애주기와 시장 영향력에 맞춰 규제 체계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위원은 "케이블TV의 공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하고,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중장기적으로는 매출 확대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정책 틀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발기금은 대표적인 개선 대상으로 거론됐다. 2024년 SO 업계 전체 영업이익은 149억 원인 반면 납부한 방발기금은 약 250억 원으로 영업이익을 웃돌았다.
김용희 선문대 교수는 "같은 100억 원이라도 SO에 직접 지원하는 것보다 내야 할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며 "2024년에는 영업이익보다 방발기금을 더 많이 납부하는 상황까지 벌어진 만큼 단기적으로는 지상파처럼 손익을 반영해 징수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방발기금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산업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로는 지역·고령층·취약계층의 방송 접근권을 지키는 공적 기능이 제시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8VSB다. 별도 셋톱박스 없이 비교적 저렴한 요금으로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2024년 말 기준 8VSB 가입자는 559만 명으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15.4%를 차지했다.
양한열 오픈미디어정책연구소장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케이블TV"라며 "8VSB 역시 디지털 취약계층이나 고령층을 위한 또 다른 플랫폼으로 역할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종윤 서울대 교수는 "케이블TV의 존재 이유는 결국 지역 매체라는 데 있다"며 "지역소멸대응기금의 상당 부분을 지역채널과 지역 미디어 강화에 활용하되, 단순 제작비 지원을 넘어 청년 일자리와 주거·복지까지 연계하는 방식으로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SO협의회장은 "케이블TV는 전국 3분의 1에 달하는 가입자의 방송 접근권을 지켜온 매체이자 취약계층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풀뿌리 지역 저널리즘을 담당해 왔다"며 "플랫폼의 일방적인 인내와 희생만으로 이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이미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minj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