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AI DC인데 왜 둘로?…SKT, MW·GW급 따로 키운다
기존 MW급 사업은 SK호라이즌으로…데이터센터·해저케이블 확장
SK하이퍼는 GW급 메가프로젝트 전담…빅테크 협업·수요 발굴부터 새판
- 신민경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SK텔레콤(017670)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사업을 기존 메가와트(MW)급 사업과 신규 기가와트(GW)급 메가프로젝트로 나눠 추진한다. SK브로드밴드에서 분리되는 'SK호라이즌'이 기존 데이터센터와 해저케이블 사업을 이어받아 318MW 규모로 확장하고, SK텔레콤 자회사 'SK하이퍼'는 2035년 15GW를 목표로 초대형 AIDC 사업을 새롭게 개발한다. 사업 규모와 추진 방식 자체가 다른 두 축을 분리해 각각의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00%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존속회사 SK브로드밴드와 신설회사 'SK호라이즌'으로 인적분할한다. 동시에 SK호라이즌에 KKR과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으로부터 총 3조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재편의 핵심은 AIDC 사업을 기존 사업과 새롭게 추진하는 초대형 사업을 체급에 따라 분리했다는 데 있다.
SK호라이즌은 SK브로드밴드가 기존부터 추진해온 AIDC 사업을 승계한다.
현재 서초, 일산 2곳, 분당, 가산, 센텀, 양주, 판교 등 8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울산과 구로 등 신규 AIDC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기존·건설 중 사업을 포함해 2030년까지 총 318MW 규모의 인프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AI 사업을 위한 해저케이블 사업도 SK호라이즌이 맡는다. 기존 SK브로드밴드가 축적해온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과 네트워크 인프라를 별도 전문법인에 모아 기존 사업의 확장 속도를 높이는 구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미 MW급 데이터센터 사업은 어느 정도 운영해온 경험과 사업 기반이 있다"며 "기존에 하던 사업을 중심으로 SK호라이즌이 담당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호라이즌에 대한 3조 800억원 규모의 외부 투자 역시 기존 AIDC 사업의 추가 확장과 인프라 조성에 활용될 예정이다. 단계적 투자가 마무리되면 SK텔레콤이 지분 51%를 보유하고 KKR과 IMM컨소시엄이 각각 29%, 20%를 갖는다.
SK하이퍼는 SK그룹이 추진하는 AI 인프라 메가프로젝트의 핵심 축으로, 2029년 5GW를 시작으로 2035년 15GW까지 확대하는 신규 초대형 AIDC 개발을 담당한다.
기존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는 수준이 아니라 GW 단위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부지 선정과 전력 확보부터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을 통한 수요 발굴, 사업 파트너 확보, 투자 유치까지 대규모 프로젝트에 필요한 작업을 새로 추진해야 한다.
특히 GW급 AIDC는 기존 MW급 사업과 비교해 필요한 자본과 전력, 부지 규모뿐 아니라 함께 참여해야 하는 사업자도 크게 늘어난다. 글로벌 빅테크와 고객을 확보하고 전력·건설·금융 등 여러 분야의 파트너와 협력해야 하는 만큼 기존 데이터센터 사업과 별도의 추진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GW급 사업은 빅테크와 협업해 수요를 발굴하고 부지를 선정하는 등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가야 하는 사업"이라며 "투자도 여러 곳에서 받아야 하고 협업해야 할 영역도 훨씬 많아 기존 사업과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을 구분해 각각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퍼는 울산을 시작으로 충청권과 서남권 등으로 GW급 AIDC 클러스터를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 부지 확보와 변전소, 송·배전망 등 AIDC 구축에 필요한 공용 인프라 투자도 추진한다.
결국 SK텔레콤의 AIDC 사업은 이미 확보한 MW급 사업을 전문적으로 키우는 SK호라이즌과 앞으로 만들 GW급 메가프로젝트를 개발하는 SK하이퍼라는 '투트랙' 구조로 재편되는 셈이다.
SK텔레콤은 두 축을 아우르며 그룹 AIDC 사업의 전략과 방향성을 정하고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총괄한다.
이 같은 AI 인프라 확대는 SK텔레콤이 최근 확장하고 있는 AI 모델·서비스 사업과도 맞물린다. AI 모델이 대형화하고 AI 에이전트 이용이 늘어날수록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컴퓨팅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AI 모델 영역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A.X K' 계열을 앞세워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와 함께 1·2차를 거쳐 3차 평가에 진출했다.
서비스 영역에서는 28일 KT·카카오와 함께 정부의 대국민 AI 서비스 '모두의 AI' 사업자로 선정됐다.
SK텔레콤은 금융·의료·모빌리티·교육 등 분야별 전문기업과 손잡고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먼저 제안하고 후속 업무까지 지원하는 '행동형 AI 비서'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업스테이지와 손잡고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독파모 3차에 진출한 3개 정예팀 가운데 2개 팀이 한 컨소시엄에 참여했으며 SK쉴더스·안랩·시큐아이 등 국내 주요 보안기업도 힘을 보탠다.
보안 특화 AI 사업까지 선정될 경우 SK텔레콤은 AI 인프라뿐 아니라 범용 모델과 대국민 AI 서비스, 산업 특화 AI까지 사업 범위를 한층 넓히게 된다.
다만 SK호라이즌과 SK하이퍼가 구축하는 AIDC가 독파모나 모두의 AI에 직접 활용되는 구조는 아니다. 각각 별도의 사업이지만, SK텔레콤이 급증하는 AI 컴퓨팅 수요에 대응해 기존 MW급 인프라와 신규 GW급 초대형 인프라를 동시에 확대하면서 모델과 서비스까지 AI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모두의 AI를 통해서는 이 같은 AI 역량을 국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김지훈 SK텔레콤 AI사업본부장은 "AI 활용 격차가 새로운 사회적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AI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2022년부터 대국민 AI 서비스를 운영해 온 경험과 컨소시엄의 역량을 모아 국민이 실제로 도움을 체감하는 AI 서비스를 책임 있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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