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처벌 필요하지만 '배달 리뷰'까지 판단해야 하나요"

방미통위, 가짜뉴스 처벌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토론회 개최
"메신저도 포함 등 범위 넓혀야" vs "민간 플랫폼 부담 우려"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모습.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허위조작정보 유통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이른바 '가짜뉴스 처벌법' 후속 시행령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제도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플랫폼 책임 범위와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 등을 고려해 보다 정교하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카카오톡·텔레그램 같은 메시징 서비스의 포함 여부와 오픈마켓 후기·배달앱 리뷰 등 재화·용역 거래 플랫폼까지 규제 범위 설정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21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허위조작정보 체계적 대응을 위한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개정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정안은 최근 3개월간 하루 평균 이용자 수(DAU)가 100만명 이상인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허위조작정보 신고·조치 체계와 자율 운영정책 수립 의무 등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적용 대상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동영상 공유 서비스, 검색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영향력 있는 정보 게재자 기준도 마련됐다. 직전 3개월간 총 3개 이상 정보를 게재하고 광고·후원 등을 통해 수익을 얻는 정보 게재자 가운데 구독자 수 10만명 이상 또는 최근 3개월간 월별 합산 조회 수 평균 10만회 이상인 경우 가중 손해배상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법원 판결 등으로 허위조작정보로 인정된 내용을 반복 유통하면 최대 10억원 이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했다.

개정안은 지난 8일 방미통위 전체 회의에 보고됐으며 절차를 거쳐 7월 국무회의 의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 포함해야죠…규제 범위 넓혀야"

토론자로 참여한 김현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실장은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범위와 관련해 카카오톡·텔레그램 같은 메시징 서비스의 포함 여부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행령상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라는 표현 때문에 메시징 서비스가 빠지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보이스피싱·사칭 계정 같은 불법 정보가 메신저를 통해 유통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포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유럽연합(EU) 디지털서비스법(DSA)과 영국 온라인안전법(OSA)도 메시징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며 "허위조작정보뿐 아니라 보이스피싱이나 사칭 계정 같은 불법정보들이 메시징 서비스를 통해 유통되는 측면이 큰 만큼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강혁 법무법인 H&K 변호사도 현행 기준이 오히려 규제 범위를 지나치게 좁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DAU 100만 명 기준으로는 일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그는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허위·유해정보 확산 문제도 심각하다"며 "단일 언어권인 한국 사회 특성상 정보 확산 속도와 영향력이 큰 만큼 규제 대상을 더 넓힐 필요가 있다"며 기준을 50만명 수준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21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허위조작정보 체계적 대응을 위한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개정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 뉴스1 이민주 기자
"배달앱 리뷰도 판단?"…민간 플랫폼 사업자 부담 우려 제기

반면 박창준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오픈마켓 후기나 배달앱 리뷰 등 재화·용역 거래 플랫폼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민간 플랫폼 사업자가 후기나 리뷰의 사실 여부를 직접 판단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예를 들어 음식 배달 리뷰나 상품 후기 같은 경우 개인의 기호나 평가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정보가 허위인지 여부를 플랫폼이 판단하기 쉽지 않은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허위조작정보 개념 자체가 법적으로 모호한 상태에서 그 판단 책임이 민간 플랫폼 사업자에게 과도하게 위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허위조작정보는 불법인가 아니냐는 질문 자체가 가능할 정도로 현재 법적 지위가 그레이존에 놓여 있다"며 "이 같은 판단 책임을 민간 플랫폼 사업자에게 넘기는 구조는 표현의 자유와 통신비밀 보호 원칙 측면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방미통위 "계도기간 설정 계획 없어…7월 시행 목표"

방미통위 측은 토론회에서 제기된 다양한 우려와 보완 의견에 대해 시행령과 가이드라인, 고시 등을 통해 추가 검토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도 시행 초기 혼선을 줄이기 위한 계도기간 설정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예상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신영규 방미통위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은 메신저 서비스 적용 범위와 관련해 "일반에게 공개돼 유통되는 정보에 한해 대화방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오픈 채팅 같은 경우는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사적 대화까지 범위에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행령에서 모든 사안을 완전히 구체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메신저 대화방이나 검색서비스처럼 세부적으로 구분이 필요한 부분들은 가이드라인과 고시 등을 통해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국장은 "7월 시행을 목표로 최대한 일정에 맞춰서 추진하려 하고 오늘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위원회와 사무처가 함께 검토해 필요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