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홀린 'BTS 공연' 숨은 공신은 '부산 바다'에 있다

초연결 시대 인프라 '해저케이블'…9개 중 5개는 KT 운영
부산국제통신센터 등 육양국 이원화로 안정적 서비스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발매 기념 컴백 공연을 하고 있다. 2026.3.23 ⓒ 뉴스1 조연우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지난 3월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그룹 BTS의 컴백 공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공연은 세계 190여 개국에 생중계됐고 당일 시청자만 1840만 명에 달했다. 전 세계의 '아미'(BTS 팬)들은 각자의 집과 거리, 사무실에서 같은 노래와 순간을 누렸다.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공연을 생중계로 시청하고 해외 스포츠 경기를 실시간으로 즐기는 일은 어느덧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프로게이머 페이커가 출전한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LoL 월드 챔피언십'을 시청하며 세계 각국의 팬들과 실시간으로 채팅을 나누는 것도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이런 초연결 시대가 가능하게 만든 핵심 인프라는 바로 '해저케이블'(Submarine Cable)이다. 세계 각국을 연결하는 데이터는 지금도 바다 아래를 지나고 있다.

김인준 KT 국제통신운용센터 센터장이 KT 부산국제통신센터의 역사, 주요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
국제 데이터 트래픽 95% 담당 '해저케이블'

해저케이블은 대륙과 대륙, 국가와 국가를 연결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신 인프라로 광섬유로 구성돼 있다. 단순한 전선과는 다르다. 내부에는 빛을 통해 데이터를 전달하는 광섬유 코어가 있고 외부는 절연체, 방수층, 강철 와이어 등으로 구성돼 외부 충격으로부터 케이블을 보호한다.

해저케이블은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로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해저케이블이 담당하는 국제 데이터 트래픽은 전체의 95% 수준이다.

이메일, 금융 거래, 클라우드 서비스, 영상 스트리밍, 화상회의 등 일상적인 디지털 활동 대부분이 해저케이블에 의존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정부 역시 공급망 관리, 금융 시스템, 공공 서비스 운영 등 핵심 기능 수행을 위해 이를 활용한다.

해저케이블 시스템 및 육양국의 역할 (KT 제공)
50년 노하우 가진 KT…25년 동안 '무장애'

국내에서는 KT(030200)가 국제 해저케이블 인프라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KT는 1980년 국내 최초의 국제 해저케이블인 한·일 간 JKC(Japan-Korea Cable) 개통을 시작으로 현재 아시아 3개, 북미 2개 등 총 5개의 해저케이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운용 중인 9개 해저케이블의 절반 이상이다.

미국으로 연결되는 국제 해저케이블 2개 모두 KT가 운영 중이다. KT는 아시아·북미를 연결하는 국제망을 기반으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클라우드, AI 데이터센터 등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트래픽을 처리하고 있다.

약 50년간 축적한 해저케이블 운영 노하우도 강점이다. 실제 2000년 이후 대한민국 영해 내에서는 단 한 건의 해저케이블 장애도 발생하지 않았다.

김인준 KT 국제통신운용센터 센터장은 "해저지진 대대 지역, 화산지대, 어로 활동이 많은 지역, 국제 분쟁 지역 등을 회피해 가장 안정적이고 최적화된 루트를 선정하여 해저 케이블을 건설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해저케이블 현황 (KT 제공)
경쟁력 중심 해저케이블 육양국…KT 부산국제통신센터

특히 KT 해저케이블 경쟁력의 중심에는 해저케이블 육양국(Submarine Cable Landing Station)인 'KT 부산국제통신센터'가 있다.

육양국은 해저에 설치된 케이블이 육상 통신망과 연결되는 핵심 시설이다. 바다와 가까운 지점에서 다수의 해저케이블을 중계하고 트래픽 보안과 관제를 수행하는 국제 통신 인프라 허브다.

KT는 해저케이블을 운영하는 국내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부산과 거제로 이원화된 해저케이블 육양국을 운영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KT 부산국제통신센터에서 국제 트래픽을 처리하지만 이원화된 육양국으로 복수의 경로를 확보하고 있다. 장애 상황 시 과부하 구간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트래픽을 최적의 우회 경로로 분산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APG(아시아 해저케이블)·NCP(태평양 횡단 해저케이블) 해저케이블 컨소시엄 사업자들로부터 운영 기술력을 인정받아 각국 육양국을 원격 관제·통제하는 네트워크운영센터(NOC) 역할도 수행 중이다.

오명환 KT 부산국제통신운용팀 팀장이 해저케이블의 특징과 종류, 관련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신규 해저케이블·욱양국 구축…"아시아 허브로 거듭"

AI 발전으로 초연결 시대가 가속화하는 만큼 KT는 신규 해저케이블 구축을 추진해 국제 트래픽 처리 경로를 다변화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용·처리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는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막대한 데이터를 주고받아 국제 전송망의 핵심 인프라인 해저케이블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국면에서 호르무즈 해협 해저케이블 손상 가능성 등 우려가 제기된 것 역시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 AI 네트워크 전략의 핵심 요소로 해저케이블을 포함시키고 있다.

이에 KT는 2029년까지 국제 백본망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현재 대비 약 5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규 해저케이블을 건설하고 육양국도 현재 부산과 거제 외 지역으로 다원화한다.

최우형 KT 네트워크코어서비스본부장 상무는 "AI 시대에는 국제 데이터 연결성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KT는 해저케이블과 국제망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대한민국이 아시아 허브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