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인터넷 해지 분쟁조정, 서울까지 오라고?"…이젠 비대면으로

작년 통신분쟁조정 신청 2123건 역대 최대…전년比 38.5% 증가
기존 비대면 실무 시행령에 반영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26년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있다.(방미통위 제공) ⓒ 뉴스1 나연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 부산에 사는 4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초고속 인터넷 해지와 관련해 통신사와 적지 않은 분쟁이 있었다. A 씨는 방송통신미디어 위원회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는데, 조정 기일이 잡히자 당혹스러웠다. A 씨는 분쟁 당사자로서 조정위원회에 출석을 해야 했는데 장소가 서울이었던 것이다. 직장 때문에 서울까지 가기가 쉽지 않았던 A 씨는 전화나 영상 등을 통해 비대면 조정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쓸어내렸다.

앞으로는 통신분쟁조정 절차에서 전화·영상 원격회의 방식을 통해 비대면으로 분쟁조정에 참석할 수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비대면 분쟁조정 절차를 더욱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시행령 정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 접수되는 통신분쟁조정의 특성을 반영해, 이미 실무에서 활용해 온 비대면 의견청취 방식을 제도적으로 명확히 하는 차원이다.

23일 관가에 따르면 전날 방미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통신분쟁조정위원회 의견청취 절차에서 음성 또는 음성과 영상이 동시에 송수신되는 원격회의 방식의 근거를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기존에도 이미 비대면으로 진행해 왔지만, 이를 조금 더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없었던 것을 새로 가능하게 했다기보다 현실적으로 그렇게 진행해 오던 방식을 제도적으로 정리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통신서비스는 전 국민이 쓰는 서비스라 서울에 있는 분쟁조정센터에 무조건 출석하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무리한 요구가 될 수 있다"며 "전국 각지에서 신청이 들어오는 만큼 비대면 방식은 계속 활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통신분쟁조정은 전기통신사업자와 이용자 사이에서 발생한 계약 체결·이용·해지, 서비스 품질, 중요사항 설명·고지, 명의도용 등의 갈등을 조정위원회가 중재하는 제도다. 법원 소송으로 가기 전 비교적 간편한 절차로 합의를 유도하는 피해구제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이번 개정은 최근 통신분쟁 증가 흐름과도 맞물려 주목된다.

방미통위가 지난달 발표한 '2025년도 통신분쟁조정 신청 및 처리결과'를 보면 작년 통신분쟁조정 신청은 2123건으로 전년보다 590건, 38.5% 늘었다. 2019년 제도 시행 당시 155건과 비교하면 1270% 증가한 수준이다. 해결률은 79.3%로 전년보다 3.6%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방미통위는 분쟁 증가에 대응해 전혀 새로운 절차를 도입했다기보다, 실제 운영해 온 비대면 조정 방식을 법령상 더 분명히 하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 이후 화상회의 등 비대면 방식 활용이 널리 확산한 현실도 이번 정비 배경으로 꼽힌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위원회가 정상 가동되면서 제도 정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