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최초 내부승진 여성 부사장 올라선 옥경화 "나도 30년 KT맨"

최고정보기술책임자로…'기본기' 위한 핵심 부서
내부서 IT통으로 불려…"IT 여성 인력에 본보기"

박윤영(왼쪽) 대표와 옥경화 부사장 사진을 활용해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공무원 같은 문화가 남아 있다. 보수적이다." KT(030200) 기업문화에 대해 이 같은 수식어가 붙는다. 과거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공 통신사 시절 인식이 남아 있는 탓이다. 그만큼 위계 질서가 강하고 남성 중심적인 색채가 잔존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 KT에서 50년 만에 최초의 내부승진 여성 부사장이 나왔다. 취임 첫날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기본기'를 강조한 박윤영 대표가 여성 부사장에 IT 부문을 맡기면서다. 2011년 외부에서 영입한 송정희 서비스이노베이션총괄이 여성 부사장에 임명된 적은 있지만 내부승진을 통해 여성이 부사장 타이틀까지 올라간 것은 처음이다.

사내에서는 옥경화 부사장의 승진이 놀랍지 않은 분위기다. 옥 부사장은 IT통으로 전사 시스템과 인프라를 총괄하는 핵심 조직을 맡기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KT의 최고정보기술책임자(CIO)를 옥경화 부사장에 맡긴 것은 전사 시스템 전반을 이해하는 내부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해 조직 안정성과 운영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인사로 해석할 수 있다.

옥 부사장은 사내에서 'IT통'으로 불린다. 1968년생인 그는 부산대 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전산학과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는 1992년 KT에 전임연구원(연구개발원)으로 입사해 30년 넘게 KT의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책임져온 인물이다. 입사 초기에는 유무선 통신장비, 망 관리, 멀티미디어에 대한 연구개발을 담당했다.

도중에 자회사(KTF)에서 무선통신 업무를 맡았는데 이때 전국에 분산돼 있던 유사 무선망 관리시스템을 재설계하는 등 구조 개선과 표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KT로 복귀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KT에서 IT부문 SW개발단장을 맡았으며 2021년 전무로 승진해 2023년까지 IT전략본부장을 지냈다. 2024년부터 이번 승진 전까지 기술혁신부문 IT Ops본부장 및 IT플랫폼본부장을 맡았다.

박윤영 대표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AI 연구개발과 정보기술(IT)을 총괄했던 기술혁신부문을 각각 IT부문과 AX미래기술원으로 분리했다.

IT부문은 전사 IT 거버넌스와 플랫폼 운영, 인프라 고도화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통신 서비스 운영에 필수적인 과금(빌링) 시스템과 전산, 고객 관리 및 웹·앱 플랫폼 등 내부 시스템 전반을 담당한다.

친근하게는 고객센터 상담 시스템이나 고객이 요금제 변경이나 단말기 구매 등을 할 수 있는 KT닷컴(홈페이지), 모바일 KT 앱과 같은 서비스 작동을 관리하는 곳이다. 요금제 설계 등은 타 부문에서 진행하지만 이를 시스템에 반영해 실제 적용하고 청구하는 등의 과금 시스템과 전산을 연동하는 역할도 IT부문의 몫이다.

아울러 직원들이 사용하는 내부 업무 시스템도 담당한다. 인사·재무·회계 등 백오피스 전산부터 업무 자동화(RPA), 클라우드 기반 업무 환경 구축까지 전사 운영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도 맡고 있다.

이런 IT부문을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직이었던 기술혁신부문에서 분리한 건 AI 중심 조직과 내부 운영 시스템을 분리해 '기본기'로 꼽히는 IT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렇기에 내부에서는 IT부문을 박 대표가 이번 인사에서 여러 차례 강조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핵심 조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2026.1.13 ⓒ 뉴스1 김도우 기자

따라서 옥 부사장의 과제는 AX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KT의 대전환점에서 기존 IT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클라우드 전환과 시스템 현대화를 통해 AI 기반 서비스와의 연계 강화다.

최근 이동통신 3사는 AI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관련 조직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박윤영 KT 대표 역시 "대한민국 1등 AX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내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IT부문은 과금과 전산, 고객 플랫폼 등 통신사의 핵심 운영 시스템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회사 전체를 떠받치는 기반"이라며 "조직 이해도가 높은, 내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물을 (부사장으로) 앉힌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내외 평판이 원체 좋은 데다 추진력도 갖춘 인물로 알려져 있다"며 "(옥 부사장의 승진이) 업계 IT 여성 인력들에도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CTO 조직이었던 기술혁신실에서 IT부문을 분리한 것을 놓고 운영 조직으로 역할을 제한하고 위상도 일부 조정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