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공식 홈페이지 링크까지 심었다"…'DHL 수입픽' 사칭 메일 기승
운송장·배송예정일·수신자 정보 도용…첨부파일 클릭 유도
C커머스 직구족 겨냥…배송조회·통관·명세서까지 위장 다변화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e커머스(C커머스)를 통한 해외직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특송 DHL을 사칭한 피싱메일이 실제 DHL 홈페이지 링크까지 섞는 방식으로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DHL 로고와 배송정보, 운송장 번호, 수신자 이메일을 도용한 데 더해 메일 하단 일부 버튼을 실제 DHL 공식 홈페이지로 연결해 수신자가 첨부파일을 열도록 유도하는 수법이다.
1일 뉴스1이 입수한 사칭메일 제목은 'DHL 수입 픽 BL/AWB & INVOICE/- 159853 ETD/ETA'로 회사가 공식으로 고객에게 보내는 메일의 형태를 취했다. BL은 선하증권(Bill of Lading), AWB는 항공화물운송장(Air Waybill)을 뜻한다.
메일은 수입 화물의 선적·운송 서류를 확인해야 하는 것처럼 꾸며졌다. 해외배송 과정에서 통관 서류 제출, 배송 변경, 수령 서명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본문은 DHL 특유의 노란색 배경과 빨간색 로고, 'DHL ON DEMAND DELIVERY' 문구를 그대로 썼다. '배송이 진행 중입니다'라는 제목 아래 운송장 번호와 수신자 이메일, 예상 배송일, 배달시간 등을 표로 나열했다.
또 "배송 시 서명이 필요합니다"라며 "배송 옵션을 확인하거나 배송을 변경하거나 추적하려면 첨부 파일을 확인하세요"라고 적혔다.
첨부된 HTML 파일은 웹페이지 형식으로 가짜 로그인·결제 페이지를 띄워 계정정보나 결제정보 입력을 유도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
아울러 메일 하단의 'DHL Express', 'Contact DHL', 'Privacy Notice', 'Unsubscribe' 링크는 클릭하면 중국 DHL 공식 홈페이지 또는 DHL 구독 해지 페이지로 연결됐다.
피싱 링크만 일괄 삽입하지 않고 일부 정상 링크를 섞어 메일 전체가 공식 안내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다. 수신자가 하단 링크를 클릭해 정상 페이지 연결을 확인한 뒤 첨부파일까지 신뢰하도록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자세히 살펴보면 허점도 있었다. 본문 상단에는 '134*****43'이라고 쓴 운송장 번호가 하단 배송정보 표에서는 '68612625'로 달랐다. '현재 예상 배송 시간은 12:20:55 PM AM입니다'처럼 오전·오후 표기를 중복한 오류도 확인됐다.
다른 DHL 사칭 메일은 'DHL Express 배송 업데이트 - DH7889J'라는 제목으로 '배송 조회' 버튼을 누르도록 유도했다. 본문에는 운송장 번호와 처리일, '분류 시설에서 처리됨'이라는 배송 상태를 표기했다.
또 다른 메일은 'DHL KOREA STATEMENT OF ACCOUNT'라는 제목을 달고 고객의 DHL 잔액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계정명세서를 첨부한다며 청구서와 운송장, 기타 문서를 내려받도록 안내했다. 고객회계팀 전화번호와 이메일, 채팅 상담 운영시간까지 명시해 기업 거래처 정산안내처럼 꾸민 형태다.
사칭메일은 배송 지연과 배송조회, 수입통관 안내에 이어 청구서·계정명세서까지 위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정상적인 해외배송 또는 거래처 정산 메일을 기다리는 소비자와 기업 담당자는 배송조회 버튼과 첨부파일을 무심코 누를 가능성이 있다.
DHL은 다급한 표현, 문법 오류, 낯선 URL, 예상하지 못한 첨부파일 등이 있는 메일은 열람·클릭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송 여부는 메일 속 버튼이나 링크가 아닌 이용자가 직접 DHL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 운송장 번호를 조회하는 방식으로 확인해야 한다.
DHL 측은 DHL에서 보낸 것처럼 보이는 이메일과 그래픽을 이용해 브랜드를 도용하고 인터넷 쇼핑객을 기만하려는 시도가 있다며 DHL이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로 청구하는 비용은 관세와 세금이며, 결제 전 수취인의 등록 연락처로 OTP를 보내는 안전조치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피싱이 의심되는 메일을 받았다면 전체 메일 제목이 보이도록 원문을 첨부해 DHL 전용 신고 메일로 보내면 된다. 악성코드 감염이나 개인정보 탈취가 의심되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118 상담 서비스를 통해 해킹·바이러스, 보이스피싱·스미싱, 개인정보 침해 관련 상담·신고를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싱범들은 해외배송 특성상 소비자가 실제 주문정보와 배송 일정을 즉시 대조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다"며 "정상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가 일부 있다고 해서 메일 전체를 신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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