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춤추기보다 현장 효용"…뉴빌리티, 바퀴형 '빌리'로 제조·물류 공략
15㎏ 직접운반·적재함 활용시 60㎏…상체 접는 변신형 구조
CJ 식품 제조 현장 연내 투입…제조·물류·교통복합단지 PoC 추진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이족 보행이 어려워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빠르게 사업을 진행하면서 실질적인 효용이 있는 것을 먼저 구현하기 위해 현재의 형태를 선택했습니다.
구승완 뉴빌리티 CSO(최고전략책임자)는 29일 서울 KT&G상상플래닛에서 열린 '빌리: 더 퍼스트 룩 미디어 프리뷰'에서 작업형 로봇 '빌리'(BILLIE)에 바퀴형 구조를 선택한 배경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배달·순찰 로봇 '뉴비'를 기반으로 이동과 조작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휴머노이드 로봇 빌리를 개발했다. 배달과 순찰 중심이던 기존 사업을 제조와 물류 등 현장 작업 영역까지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구 CSO는 이족 보행 로봇이 현재 실외 현장에 투입되기에는 안전성과 사업성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고 진단했다.
구 CSO는 "현재 이족 보행 로봇은 실외 환경에서 안전하게 운행하기 어렵고, 넘어졌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며 "아주 좁은 공간처럼 다리가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현재 단계에서는 바퀴형 구조가 충분히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뉴빌리티는 국내 로봇 안전 인증 체계가 주로 바퀴형 로봇을 기반으로 형성됐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족 보행 로봇의 실외 운행과 관련한 안전 기준 및 인증 제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퀴형 구조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구 CSO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빠르게 달리거나 멋진 춤 동작을 선보이는 것과 현장에서 상용화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뉴빌리티는 현장에 들어가 빠르게 상용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기혁 뉴빌리티 대표는 이족 보행 로봇도 장기적으로는 개발해야 할 영역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장은 회사가 축적한 자율주행·공간지능 역량을 토대로 현장 수요가 명확한 폼팩터부터 사업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강 대표는 "다양한 버티컬에 대응하는 하나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청사진 아래 언젠가는 이족 보행 로봇 개발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는 자사의 강점을 가진 분야에 맞춰 폼팩터를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빌리의 실증과 사업화는 우선 안전 인증이 필요하지 않은 사유지에서 추진할 예정"이라며 "향후 로봇산업진흥원 등과 소통하며 인증 문제도 풀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빌리는 뉴비의 공간 인식·주행 역량에 물체 인식과 조작 기능을 더한 모델이다. 카메라 기반 맵리스 자율주행과 V-SLAM 기술을 적용해 사전에 정밀지도를 구축하지 않아도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자신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직접 들 수 있는 물체의 무게는 15㎏ 미만이다. 적재함을 활용하면 최대 60㎏까지 옮길 수 있다. 이동할 때는 상체를 낮추고 양팔을 접어 기존 자율주행 로봇 뉴비와 유사한 외형으로 주행한다. 뉴빌리티는 이와 관련 별도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했다.
구 CSO는 "상체를 내리고 팔을 접는 구조는 실내 이동 시 바깥 윤곽을 기존 로봇과 크게 다르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초기 단계의 변신형 구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빌리티는 빌리가 기존 자율주행 로봇의 현장 확장성을 높일 수 있는 사례로 엘리베이터 연동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엘리베이터 제조사별 통신 규격과 연동 조건이 달라 다층 건물 내 서비스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다.
김락희 뉴빌리티 제품 총괄(PO)은 "기존에는 플랫폼 연동을 통해 엘리베이터 문제를 해결했지만 브랜드마다 요구 조건이 달랐다"며 "빌리는 직접 버튼을 누르고 탑승할 수 있어 보다 매끄러운 층간 운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빌리티는 식품 제조·정밀 제조·물류·대규모 교통복합단지 등 4개 분야에서 빌리 실증사업(PoC)을 추진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과는 식품 제조 분야에서 연내 PoC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제품총괄은 "CJ제일제당과는 연내 1대를 활용해 작업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까지 진행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도입 대수와 일정은 PoC 결과를 토대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빌리티는 최근 서울 성수동에 피지컬 AI 센터를 구축하고 로봇 팔과 손의 작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수집 데이터는 빌리의 시각·언어·행동(VLA) 모델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로봇 손과 각 구성 요소의 자체 개발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며 "당장은 빠른 상용화를 위해 로봇 핸드와 그리퍼 등은 파트너사와 협력해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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