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안전, 혼자 못 푼다"…원청·지역·업종 잇는 공동관리체계 제안

중기중앙회·산업안전상생재단·한국노동연구원 정책토론회
사내하청 원청 책임 강화…독립 中企 공동관리체계 구축 제언

왼쪽 세 번째부터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안경덕 산업안전상생재단 이사장, 오기웅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산업재해가 집중되는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 격차를 줄이려면 개별 중소기업에 책임과 의무를 추가하는 데서 벗어나 원청·지역·업종을 잇는 공동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산업안전상생재단, 한국노동연구원과 함께 '대·중소 산업안전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인력과 예산, 안전 전문인력이 부족한 50인 미만 사업장에 산업재해가 집중되는 구조적 원인을 진단하고,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산업안전 정책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소규모 사업장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구조를 고려할 때 안전보건 정책 단위를 '개별 사업장'에서 '집합적 단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사내하청 근로자가 일하는 사업장은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고, 원청과 연결되지 않은 독립 중소기업·사외하청 사업장은 지역·업종별 공동관리 체계로 지원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소규모 기업마다 안전관리 전문인력을 별도로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여러 사업장이 공동안전관리자를 함께 활용하고, 위험성평가와 현장 컨설팅, 교육, 안전설비 개선 지원을 공동으로 받도록 하자는 취지다.

안경덕 산업안전상생재단 이사장은 "지켜야 할 기준을 세우는 일과 지킬 수 있게 하는 일은 함께 가야 한다"며 "정부와 공단이 예방 기준과 재정을 마련하고 지자체와 민간기관이 현장에 밀착해 이행을 도울 때 안전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지원 방식의 성과도 제시됐다. 산업안전상생재단이 2024년 통합지원 사업에 참여한 100인 미만 사업장 186개사를 분석한 결과 재해율은 전년보다 16.7% 감소했다. 중대산업재해는 6건에서 1건으로 줄었고 안전보건관리체계 평가점수는 평균 35점에서 66점으로 올랐다.

중기중앙회는 대기업이 보유한 안전관리 경험과 전문조직, 사고 예방 데이터를 중소 협력사와 지역·업종 단위 사업장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은 경영자가 생산·영업·인사 업무와 안전관리까지 함께 맡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자체 역량만으로 법·제도 변화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정부도 영세 사업장에는 재정·기술 지원과 계도를 우선 실시한 뒤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사업장을 감독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양옥석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일률적 의무 확대보다 규모와 위험도에 따른 단계적 이행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공동안전관리자를 중심으로 지역·업종 단위 공동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소기업 안전 격차를 줄이는 실효적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