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손·관절·촉각이 핵심 기술"…피지컬 AI 투자처로 구동계 부상

휴머노이드 구동계 제조원가 약 50% 차지…촉각센서·감속기 승부처
홀리데이로보 양산에 에이딘·로보티즈 등 기대·…'K-공급망' 구축

홀리데이로보틱스 휴머노이드 로봇 프라이데이(홀리데이로보틱스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인공지능(AI)이 물리적 실체를 입고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투자 업계의 시선이 휴머노이드 로봇 밸류체인으로 향하고 있다.

완성형 휴머노이드 플랫폼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한편, 실제 작업 성능과 원가·양산성을 좌우하는 로봇손·촉각 센서·구동기(액추에이터)·감속기·제어·컴퓨팅 등 핵심 하드웨어에도 사업화 기회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휴머노이드 구동계, 촉각·힘 인지 없으면 현장 투입 한계

27일 업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제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은 관절 구동계다. 맥킨지 등 글로벌 시장 분석기관들은 액추에이터와 모터·감속기·엔코더·드라이버를 포함한 구동 시스템이 전체 부품원가(BOM)의 약 40~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전신 휴머노이드의 몸통·팔·다리 등 주요 관절에는 설계에 따라 통상 28~44개의 액추에이터가 탑재된다. 다만 고자유도 로봇손의 손가락 구동기까지 포함하면 전체 수는 더 늘어난다.

AI가 작업 순서와 목표를 판단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는 물체의 무게, 표면 상태, 미끄러짐, 충돌 위험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적절한 힘을 전달해야 한다.

관절의 각도 위치·속도를 측정하는 엔코더와 부하·접촉력을 파악하는 토크·힘 센서, 이를 저지연으로 제어하는 제어·컴퓨팅 시스템이 휴머노이드의 정밀도와 안전성, 원가를 가르는 이유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6 나노융합 연구개발(R&D) 성과홍보관에 나노구조 기반 촉각센서를 탑재한 로봇 손이 전시돼 있다. 2026.07.08/ ⓒ 뉴스1 김민수 기자

에이딘로보틱스는 정전용량 기반 필드센싱 기술을 적용해 초소형 6축 힘·토크 센서와 촉각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휴머노이드 손가락 끝이나 그리퍼에 장착돼 3차원 방향의 힘과 토크를 동시에 감지한다. 회사는 글로벌 동급 제품 대비 약 10분의 1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14개국 기관에 제품을 공급했다고 설명한다.

로보티즈(108490)는 '다이내믹셀'(DYNAMIXEL) 액추에이터와 사이클로이드 감속 기술을 바탕으로 구동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세미 휴머노이드 'AI 워커'를 통해 작업자 동작을 학습하는 모방학습과 시뮬레이션 기반 강화학습을 결합한 피지컬 AI 연구 플랫폼도 구축했다.

홀리데이로보틱스 프라이데이(홀리데이로보틱스 제공)
홀리데이 연내 양산 시작 목표…에이딘·로보티즈 'K-부품' 수요 기대

완성형 로봇 스타트업의 양산 로드맵은 국내 로봇 부품 생태계에 중장기 수요 확대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최근 1550억 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고 산업용 휴머노이드 '프라이데이' 상용화와 생산 체제 구축에 나섰다.

프라이데이는 키 176㎝, 무게 115㎏의 바퀴형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머리·팔·손·허리·바퀴에 64개 자유도(DoF)를 갖췄고 이 중 40자유도를 양손에 할당해 정밀 조작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바퀴형 구조는 공장·물류센터처럼 평탄한 환경에서 이동 안정성과 반복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상용화하고 연간 100대, 2027년에는 연간 1000대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디든로보틱스 역시 철강·조선 등 극한 산업 현장을 겨냥한 사족보행 로봇 '디든 스파이더'를 앞세워 현장 실증과 납품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생산 준비를 진행 중이다.

리얼월드 엔비디아 덱스벤치 이니셔티브(리얼월드 제공)
손 조작 데이터 표준 경쟁…리얼월드 '덱스벤치 이니셔티브'

휴머노이드 손의 정밀 조작 능력을 학습·평가하기 위한 데이터 표준 경쟁도 가시화하고 있다. 리얼월드는 엔비디아와 손 성능 벤치마크 '덱스벤치' 이니셔티브를 출범하고 조립·분류·포장·피킹 등 산업 작업을 기반으로 5개 평가 영역과 18개 원자 과업을 제시했다.

데이터는 손가락 관절의 위치·방향, 접촉력, 시각 정보와 시간 축을 통합한 4D+ 모션캡처 기반 멀티모달 구조로 설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정교해질수록 이를 현실에서 오차 없이 구현하는 로봇 손과 촉각 센서, 고정밀 관절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며 "독자적인 원천기술과 양산 역량을 보유한 부품 제조사가 투자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